"이라크 파병 성공요인은 '대장금'이었다… 공공외교 대표사례"
[ 김민재 기자 ] 지난 2003년 한국의 이라크 파병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다름아닌 드라마 '대장금'이었습니다."

25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열린 '공공외교센터 개소식 및 공공외교 공사파트너(PPP) 네트워킹 워크숍'에 참석한 조기숙 교수(사진)는 이 같이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 교수는 이화여대가 이번에 신설한 공공외교센터의 센터장을 맡았다.

조 교수는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감독은 '내가 왜 공공외교관인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한국이 미국과 달리 (2003년의) 이라크 파병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대장금이었다"라며 "한국이 파병 전 가장 먼저 한 일이 현지에 대장금을 상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병 전 아리랑TV를 통해 당시 한류 콘텐츠의 상징이었던 대장금을 이라크에 상영, 한국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준 게 주효했다는 것. 이를 통해 한국군이 이라크 현지에 도착했을 때도 거부감을 덜어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이 공공외교 시대를 도래하게 만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공공외교를 단순히 민간 영역과 구분되는 정부 차원 외교로 한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외교관이 수행하는 전통적 의미의 외교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통해 상대 국민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넓은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도 "외국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삼성의 '핸드폰'을 통해 한국을 기억한다"며 "이러한 민간 부문의 성과가 곧 공공외교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손지애 아리랑 국제방송 사장은 "한류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이 한국의 '응답'을 바라고 있다"며 "정부와 학계, 언론 등이 힘을 합쳐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이런 호재가 언제 사그라들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소식과 워크숍은 이화여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문을 여는 공공외교센터 설립을 기념해 개최됐다. 마영상 외교부 공공외교대사와 한충희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을 비롯해 유현석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두정수 한국국제협력단 이사, 이병훈 MBC PD 등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김민재 기자 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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