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당사자인 임모씨의 임시 거처로 추정되는 아파트 앞에서 취재진이 1일 임씨를 기다리고 있다. /이지훈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당사자인 임모씨의 임시 거처로 추정되는 아파트 앞에서 취재진이 1일 임씨를 기다리고 있다. /이지훈 기자
지난달 30일 밤 12시께, 서울춘천고속도로와 경춘로를 타고 경기 가평군 청평자연유원지 부근 한 아파트에 도착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임모씨(54)가 서울 강남 자신의 집에서 종적을 감춘 뒤 머물고 있는 임시 거주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지방도로를 따라 드문드문 상가가 있는 곳에 지상 14층 아파트 5개 동이 서 있었다. 임씨의 임시 거처로 추정되는 3층에서 인기척을 확인한 뒤 수차례 초인종을 눌렀으나 반응이 없었다. “나와서 의혹을 해명해 달라”는 기자의 연이은 질문에 인기척마저 뚝 끊겼다. 문을 세게 두드려도 묵묵부답이었다. 밤 12시를 넘긴 시각 불청객의 거친 방문에도 침묵이 이어지면서 임씨의 임시 거처가 맞다는 확신이 더해갔다. 커튼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새 나왔지만 오전 1시를 넘어서자 내부의 모든 불이 꺼졌다.

기자의 질문에 응답이 없던 집안에서 오전 3시께 문을 여닫는 소리와 물을 내리는 소리가 복도로 간간이 새어 나왔다. 복도에서 밤을 꼬박 새운 다음날인 1일 오전 9시께 TV 소리와 간간이 대화를 주고받는 희미한 말소리가 들렸지만 대화 내용은 분간할 수 없었다. 초인종을 30초 간격으로 다섯 차례 눌러보고 중간중간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아파트 입구에 서 있던 임씨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은색 벤츠는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았다. 우편함에는 임씨의 외삼촌으로 추정되는 주모씨(65) 앞으로 온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료 고지서와 가스요금 통지서가 있었지만 찾으러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이웃 주민 김모씨는 “2007년 즈음 겨울에 이사를 왔다”며 “에쿠스 차량이 바깥 양반(임씨 외삼촌 추정 인물)이 타고 다니는 차”라고 말했다. 주씨 옆집 주민은 “벤츠를 몰고 다니는데 다른 벤츠가 있어 유심히 봤다”며 “보름 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평=이지훈/박상익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