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日 주식 팔았다…엔低 베팅 위험"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은 30일 “그동안 일본 증시의 상승세는 매우 인위적이고 걱정스러운 것이었다”며 “나는 2주 전에 보유하고 있던 일본 주식 대부분을 팔았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개막한 제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로저스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엔저 정책이 단기적으로 일본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며 “엔저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시장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로저스 회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아마 올해 안에 끝날 것”이라며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은 이런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공급을 통한 증시 부양은 역사적으로 항상 안좋게 끝났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시각을 재확인했다. 로저스 회장은 “앞으로 중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재 중국 주식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 증시가 올 들어 해외 주요국 증시에 비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엔화 약세 때문”이라며 “엔화 약세가 충분히 진행됐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한국 증시가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여주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저스 회장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립해 최고 4200%의 수익을 올린 전설적인 투자가다.

한편 30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5.15% 급락한 13,589.03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3일(13,258.65)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3일(15,627.26)에 비해서는 근 1주일 만에 12%가량 떨어졌다.

제주=김동윤/허란 기자/도쿄=안재석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