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1억 꿈꾸는 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동조합 현대차 지부)이 올해 기본급 6.8% 인상과 상여금 50% 추가 지급(750%→800%)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이 요구안대로라면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9주째 주말특근 거부로 생산성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마당에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대의원대회를 열어 △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연간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연간 순이익의 30% 성과급으로 지급 등 임금 협상안을 확정했다. 성과급을 제외한 노조 요구안을 토대로 계산하면 기본급은 연간 156만5976원, 상여금은 130만원가량 오르게 된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급여(복리후생비·상여금·성과급 포함)는 9400만원이었다. 2011년(8900만원)보다 5.6% 올랐다.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노조 요구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686만원으로 많아지게 된다.

여기에 별도 성과급이 지급되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매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등 회사 측을 압박해왔다. 이를 통해 2011년에는 ‘성과급 300%(통상임금 기준)+격려금 700만원’, 작년에는 ‘성과급 500%+격려금 960만원’을 각각 얻어냈다. 회사 측은 올해 성과급을 많이 주기 힘들다는 입장이지만 ‘전례’대로 일정액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자동차 업계의 관측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는 단체협상을 통해 사내하도급을 금지하고, 한시적 인력공백이 발생할 때 정규직을 채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요구하기로 했다. 사실상 비정규직 근로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것이다. ‘노조 간부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요구안도 넣었다. 노조 활동에 무조건적인 면책특권을 달라는 얘기다.

자녀 학자금 지원을 늘리는 요구안도 확정했다. 현재 노조 조합원의 세 자녀까지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것에 더해 ‘대학을 안간 조합원 자녀에 대해서도 기술취득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해달라’는 요구다. 아울러 △30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해서는 차값의 35%를 할인해주고 △현행 60세인 정년을 61세로 늘릴 것도 요구안에 담았다.

이 같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현대차 내부에선 ‘해도 너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공장에 비해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만 한다는 것이다.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HPV)은 현대차 울산공장이 31.3시간인 데 비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14.6시간, 베이징현대차 공장은 19.5시간이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는 지난 3월9일부터 9주째 주말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6만3000대(약 1조3000억원)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