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눈으로 표현하는 타입의 한 남자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최성운 감독의 ‘들리니?’가 G스타일 29초 위클리영화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최 감독은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7일 열린 시상식에서 “기교는 화려하지 않아도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LG옵티머스가 ‘G스타일’을 주제로 공모한 이번 영화제에는 응모작 186개 중 심의를 통과한 117개 작품이 경쟁했다. G스타일이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만, 틀에 박힌 것을 거부하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칭한다.

최우수상에는 동네 어른들의 다양한 운동 모습을 담은 서영주 감독의 ‘아워 스타일(Our Style)’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전화를 받지 않는 남자친구의 집으로 황급히 달려간 여자에게 휴대폰으로 레시피를 검색해 요리해주는 남자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그린 왕정현 감독의 ‘바람피기 좋은 날’이 받았다. 소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란 역시 소녀적인 것이란 사실을 일깨우는 정민승 감독의 ‘Girl:Am I Beautiful?’이 공동 수상했다.

특별상은 5개 작품이 받았다. 고정관념의 틀을 재미있게 형상화한 정부건 감독의 ‘제대로 틀에 박힌 사람들’, 뛰기 싫어도 뛰어야 하는 고충을 해학적으로 그린 이민재 감독의 ‘모닝런’,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기와 소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전예림 감독의 ‘기타 웍스’, 자신감 있는 사고방식을 성찰한 엄대용 감독의 ‘나는 나입니다’, 휴대폰 사용법을 위트 있게 묘사한 김형석 감독의 ‘핸드폰 어디까지 써봤니?’ 등이다.

후원사 LG는 이와 별도로 자사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3편의 작품에 G스타일상을 수여했다.

개그맨 김보규가 진행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초반 인디밴드 사운드박스가 흥겨운 탭댄스와 밴드음악으로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수상자들은 내년에 열리는 제3회 29초영화제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유재혁/김인선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