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혁신과 비전을 보여준다면 창의적인 인재를 얼마든지 모을 수 있습니다.”

직원 30여명의 철공소를 인공위성 제작업체로 거듭나게 한 아오키 도요히코 (주)아오키 사장(67·사진)의 얘기다. 아오키 사장은 “기업과 인재 모두 위기일수록 더 열정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의 중소기업도 인재를 매료시킬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오키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오는 23일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공동개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2’에 참가해 24일 ‘창의적 인재가 기업을 바꾼다’는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창의적인 인재를 모으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강연한다.

○“중기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오키 사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인재가 필요했고 유능한 인재를 모으기 위해선 혁신적인 제품이 필요했다”며 “인공위성을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아오키 사장은 (주)아오키를 인공위성 업체로 성장시킨 비결이 역설적이게도 ‘일본 경제의 침체’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모두가 위기라고 할 때 중소기업도 뭔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위기는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성취에 대한 열정과 당위성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아오키는 일본 오사카에서 전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동(東)오사카 중소기업공단 지역에 있다. 일본 최대 중소기업 공단인 이곳엔 약 7000개의 ‘마치코바(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아오키 사장의 선친인 아오키 다타오 씨는 1961년 이곳에 아오키철공소를 세웠다. 처음에는 농업기계 및 건설기계 부품 등을 생산했다. 1990년대부터는 제트 여객기 부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오키 사장은 2002년 동오사카 지역에 우주 관련 개발연구회를 설립하고 이 연구회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11개 중소기업이 협력해 구름관측위성 ‘마이도 1호’를 개발했다. 현재는 항공기 및 우주선 부품이 주력 제품이다.

농기계에서 비행기 부품, 인공위성 제작업체로 성장한 배경에는 산학협력이 있었다. 아오키는 도쿄대와 함께 초소형 인공위성(CUBESAT)의 로켓 이탈기를 공동 개발·제작했다. 아오키가 여기에 들어가는 금형을 만들었다.

아오키에는 으리으리한 연구·개발(R&D) 센터도 없었다. 대학들도 처음엔 중소기업의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오키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다른 중소기업 사장들과는 다르게 산학협력을 주도했다. 무엇을 연구할지, 어떤 제품을 만들지 등을 먼저 결정하고 함께 개발할 대학을 선택했다. 아오키 사장은 “어느 나라에나 산학협력은 있지만 기업이 주도하고 인재를 활용할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전·열정 보여주면 인재는 따라와”

아오키는 2014년을 목표로 1000㎞를 날 수 있는 무인비행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다음은 유인 비행기가 목표다. 아오키 사장은 “기업 자체가 매력이 없으면 인재도 오지 않는다”며 “창의적 인재를 모을 수 있는 기업은 무엇보다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도전과 열정이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제약이 없어야 하고 성과에 대해 공평하게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중소기업에 대해 아오키 사장은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변할 수 없다는 보수적인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며 “아직까지 일본에도 ‘인재들은 중소기업에 관심이 없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아오키 사장은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모노즈쿠리)’은 ‘뛰어난 인재를 만드는 것(히토즈쿠리)’과 같다”며 “회사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과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height="361" name="id_1183449624703" allowFullScreen="true"
pluginspage="http://www.macromedia.com/go/getflashplayer"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allowScriptAccess="alwa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