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영대학원이 배출하는 경영전문석사(MBA)들의 직업 시장(잡마켓)을 활성화하는 길은 대학들이 얼마나 특성화를 잘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규택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장(사진)은 16일 “대학들이 특성화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면 국내 MBA들을 제대로 대접해주면서 채용하려는 국내외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원장은 ‘한국형 MBA스쿨’이 재학생 4분의 1 이상을 주간 풀타임 과정으로 채워야 한다는 정부규제에 대해 “MBA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기업들이 대부분 대학 졸업자는 2~3년 계약직으로 뽑고 과장급 이상은 MBA 출신자에서 뽑기 때문에 직업 시장이 확실히 구분돼 있다”며 “한국의 직업 시장은 그렇지 않은데도 직장을 그만두고 다녀야 하는 풀타임 정원을 너무 많이 잡아 놨다”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한국의 직업 시장이 단기간에 바뀌긴 어렵겠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이 잘 길러낸다면 충분히 MBA 출신자들에 대한 고유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경영학 지식 외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실행력과 사회적인 책임 의식을 꼽았다.

그는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 속에서 경영대학원이 더 이상 지식을 독점할 수 없게 됐다”며 “대학 교육의 중심이 발표하고 협상하는 능력, 고객에게 조금 더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능력 등 실행력에 초점을 맞춰 옮겨가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 가능 성장을 중시하는 경영자 마인드도 중요한 덕목이 됐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MBA의 강점으로는 ‘중국’과 ‘금융’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오 원장은 “중국 금융 시장이 지금은 개방이 덜 됐지만 10년 후면 한참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10년 후를 내다본다면 지금 중국과 금융을 배워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의 금융 시스템을 배우려고 중앙대 MBA에 온 중국 유학생이 올해만 10명에 이를 정도로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인맥을 쌓는 데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