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상장사들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어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공장 신축까지 결정한 곳도 잇따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모리카드와 시스템 구동칩(IC) 유통,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반도체 전문업체인 바른전자는 지난주 34억원을 투입해 오는 11월 30일까지 설비 증설을 마무리짓기로 결정했다.

바른전자는 현재 기존 SD카드 생산에 이어 SSD, MEMS(미세전자제어기술) 가속도 센서 등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 기업은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른전자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26억원과 75억원을 기록, 전년의 1546억원과 영업손실 5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바른전자는 당시 "SD카드 주문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신사업 역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장비 증설을 결정했다"며 "장비증설 이후 SD카드 및 메모리카드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기전은 지난달말 자기자본 대비 약 13%에 해당하는 85억원을 투자해 사업 확장을 결정했다. 이곳은 터치모듈 기계설비를 증설한데 이어 글라스용 공장도 동시에 증축하기로 결정했다.

태양기전 역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예고되고 있다. 대면적 터치패널(TSP)과 강화글라스 분야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박상하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태양기전은 대면적 터치패널의 신규 양산을 준비중인데 월 30만장 수준"이라며 "터치패널 시장 수요가 7인치 이상 대면적 사이즈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자 태블릿PC용 터치패널 주요 벤더인 일진디스플레이와 에스맥에 이은 주요 파트너로 선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3.5인치 기준 스마트폰용 TSP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대략 8불 수준인데 반해 10.1인치 태블릿PC용 TSP는 40불 수준"이라며 "내년 본격적인 양산 시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기전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각각 65.3%와 270.6% 급증한 729억원과 63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55.4%와 31.3% 늘어난 수준이다.

'국가대표' 대형 제약회사인 동아제약도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새로 짓기 위해 내년 11월까지 약 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동아제약은 "이번 투자는 자기자본 대비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미 지난해 9월 바이오시밀러 진출을 위해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사(社)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관한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일진디스플레이가 자기자본 대비 40%를 웃도는 470억원 규모의 공장 신축을 최근 결정했고, 대성엘텍과 오스템임플란트가 각각 40억원과 130억원 이상을 설비 증설과 공장 신설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메디포스트, 하이텍팜, 엘앤에프 등도 9월 이후 설비 투자에 나선 곳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우려 탓에 대기업들조차 비핵심 계열사를 흡수하는 등 불확실한 경영상황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와는 반대로 설비 증설 또는 공장을 짓는 곳들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