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의 독특한 비(非)정형 건축물이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대표적 전시 행정’이라는 혹평을 받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13일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정형 건축물인 DDP의 4만5000여개 은빛 외장패널 중 58.3%인 2만6000여장을 설치한 외관 형상을 이날 공개했다.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서는 DDP는 이라크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으며 컨벤션홀과 전시관, 디자인정보센터, 지하연결 광장 등으로 구성된다. 2009년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DDP는 이미 부분 개장한 공원 지역과 함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사업의 일환으로, 내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이달 초 기준으로 전체 공정률은 76%가 넘는다.

DDP 건물을 구성하는 4만여개의 은빛 외장패널이 모두 각기 다른 형태로 디자인된 건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라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청사 등 외장패널로 지어진 건물은 많지만 이들 건물은 대부분 똑같은 형태의 패널로 디자인됐다.

강성욱 DDP 건축과장은 “축구장 면적의 3배가 넘는 3만3228㎡에 각기 다른 3차원 비정형 알루미늄 패널 4만5133장을 설치하고 있다”며 “15명의 팀원들이 매일 평균 120장씩 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장패널은 지난해 6월부터 건물 골격에 붙이기 시작했고, 오는 6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DDP의 3차원 비정형 외장패널 제작은 국내 최초로 전자동 컴퓨터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품질이 뛰어나고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외장패널 성형기술은 국내와 해외에서 특허 획득 및 출원 중으로 국내 건설기술 향상과 해외 수출도 기대되고 있다. 송경섭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DDP는 세계 최고의 복합 기술이 결합된 건축물”이라며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자인 명소와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 4326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DDP는 ‘디자인 서울’ 정책을 내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야심작이었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이긴 박 시장이 취임하면서 전임 시장 색채 지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DDP 사업을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하며 올해 예정된 1300억원의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이 때문에 올해 말이었던 완공 시점도 내년으로 늦춰졌다.

■ 비정형 건축물

기존 박스형 건물과 달리 곡선·직선이나 곡면·직면이 교차하는 등 일정한 형태나 형식이 정해지지 않은 건축물.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