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톡톡 튀는 '톡' 의 전쟁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카카오톡이 부동의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지금 같은 판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포털·단말기 업체들이 시장 확대를 계속 노리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는 통신 3사가 ‘조인’이라는 이름으로 공동 개발한 메신저까지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통신 3사가 조인을 전략적으로 밀 경우 카카오톡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비스의 질도 기존 단순 문자메시지 전송에서 벗어나 그룹 채팅, 할인정보 제공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얹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면 아예 내장 형태로 심어져 있는 것들도 많아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포털업계, 카카오톡 추격

카카오톡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서비스 안정화와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서버를 점검하고 있으며 각종 버그가 생길 때마다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고 있다. 유료 이모티콘, 플러스친구 등 카카오톡이 지난해 내놓은 새로운 수익모델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 유료 이모티콘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하고 있으며 플러스친구 업체는 처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참여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

카카오톡에 밀리고 있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업계도 차별화한 서비스를 앞세워 다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NHN이 지난해 6월 출시한 ‘라인’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다. 라인은 지난 5일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을 돌파했다. 스위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대만 홍콩 터키 등 해외 16개국의 애플 앱스토어 무료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에서는 누적 다운로드 800만건을 돌파하며 모바일 메신저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무료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가능하고 아기자기한 이모티콘도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만간 라인의 PC 버전도 출시돼 유·무선 통합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1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다음의 ‘마이피플’도 최근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와 비슷한 ‘채널’ 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이마트 던킨도너츠 11번가 등 다양한 분야의 할인쿠폰 정보와 다음 카페 TV팟 등의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달리 이용자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 대화 목록과 별도로 채널 정보만 제공하는 창을 새로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조만간 게임 플랫폼인 ‘다음 모바게’와 서비스를 연동할 예정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던 SK컴즈의 ‘네이트온톡’은 숨고르기를 하며 암중모색 중이다. 검색 기능 등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싸이월드와 연계한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틱톡, 티티톡 등 후발주자 선전

후발주자 중에서는 매드스마트의 틱톡이 돋보인다. 지난해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의 이용자 수는 1500만명을 넘는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매드스마트의 틱톡은 경쟁력만 있다면 누구든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메시지 전송속도와 메신저 내 모임인 ‘구름’ 기능 등이 인기 요인이다. 지난달 PC 버전도 출시했다.

음성 메시지에 ‘무전기’ 기능을 가미한 ‘티티톡’도 인기몰이 중이다. 무선 인터넷 전문업체 코모바일이 지난해 5월 출시한 티티톡은 1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출시했다. 티티톡은 최대 5명까지 다자간 음성 채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통사, 단말기 업체도 가세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KT는 ‘올레톡’, LG유플러스는 ‘와글’ 등 메신저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메신저 중심으로 재편되고 문자메시지 수익까지 급감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오는 7월 모바일 메신저 ‘조인(Joyn)’을 공동으로 내놓는다. 최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가 상용화를 발표한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이용한 서비스다. 동영상, 사진도 주고받을 수 있다. 통신사와 단말기에 상관없이 기본 탑재할 예정으로 업계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제조업체도 앞다퉈 모바일 메신저를 내놓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면서 ‘아이메시지’를 제공하고 있다. 별도 앱 없이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7일부터 자체 개발한 ‘챗온’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고 LG전자는 지난해 ‘링크 소셜’을 내놨다.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도 잇따라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의 ‘구글플러스 허들’, 페이스북의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인수한 스카이프를 통해 미국판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그룹미’를 사들였다. 지난 6일 페이스북 메신저의 PC(윈도) 버전도 출시돼 유·무선 통합 메신저로 탈바꿈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