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정표 없는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기
‘호주 원주민 출신의 단거리 육상선수, 바비 맥도널드. 그는 육상경기에서 몸을 굽혀 손바닥을 땅에 대고 있다가 뛰쳐나가는 출발자세를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순발력과 탄력을 높이려는 의도 때문이 아니라 추위를 많이 타서 몸을 잔뜩 움츠리다가 그냥 그렇게 됐답니다. 이렇게 가끔은 우연한 행동이 위대한 발견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펴낸 《생각의 정거장》(책읽는수요일, 1만1000원)에는 이런 얘기들이 가득하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이동하며 트위터에 남긴 생각의 단상들과 이와 관련된 위인들의 명언을 골라 엮었다. 다방면에 걸친 예술적 소양이 깊어서인지 짤막한 문장 안에서도 사색과 성찰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뜻밖의 사실을 아는 재미와 함께 일상의 바쁜 행동과 생각을 놓고 여유를 부리는 법도 배울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