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마니아도 부러워하는 갤럭시S2"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경쟁업체 애플의 제품을 풍자한 비교 광고를 내보낸다.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광고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4일 미국의 추수감사절에 맞춰 NBC ABC CBS 등 현지 지상파를 통해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4S'와 자사 '갤럭시S2'를 비교하는 30초 내외의 광고를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22일 방송용으로 편집되지 않은 1분 분량의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애플 공식 매장과 흡사해 보이는 장소 밖에서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비추면서 시작한다. 화면 하단에는 '뉴욕.기다리는 데 9시간'이라는 자막이 깔리고 한 남성이 "3주간이라도 계속 줄을 서야할 것 같아"라고 외친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길게 줄을 서는 애플 마니아들의 행동을 비꼰 것이다. 이어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서 "블로그를 보니 배터리 용량이 작다고 하네요"라며 한숨쉬는 이용자들을 비추며 아이폰4S의 배터리 문제를 공격했다. "왜 말을 하지 않는 거야"라며 아이폰4S의 음성 인식 검색 기능인 '시리(Siri)'도 건드린다.

광고는 25초 정도가 지나면서 갤럭시S2를 사용하는 남녀를 보여준다. 이들은 아이폰4S의 3.5인치 화면과 갤럭시S2의 4.3인치 화면을 비교하면서 "정말 화면이 넓구나" "4G라서 속도도 빨라" 등 아이폰4S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갤럭시 제품의 특징을 열거한다.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분은 구레나룻을 기르고 장발을 한 백인 남성이 갤럭시S2를 외면하며 "난 절대 삼성 제품을 쓰지 않을거야.창조적이니까"라고 말할 때다. 이 말을 내뱉자마자 옆에서 "이봐,넌 바리스타(즉석에서 커피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잖아"라며 면박을 준다. 애플이 강조하는 '독창성'을 정면으로 비꼬고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내용의 광고에 대해 미국 정보기술(IT)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대체로 "재미있다" "창의적인 풍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PC시장에서 즐겨 사용했던 경쟁 제품 풍자를 거론하는 이용자들도 많았다.

애플은 1984년 매킨토시 PC를 내놓으면서 경쟁 업체인 IBM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독재자로 묘사한 TV 광고를 내보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