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피해로 태국 정부가 방콕시 전체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기차역과 터미널에는 방콕을 빠져 나가려는 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오는 주말께 대규모 강물이 방콕시 저지대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홍수 사태로 자동차 · 정보기술(IT) 등 산업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27일 "정부가 방콕시민들에게 고지대로 피하라는 대피령을 내렸지만 1000만 방콕 시민들 중 대다수는 마땅한 대피 장소를 찾지 못해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날 차오프라야강이 넘치며 왕궁과 도심 중앙까지 물이 차기 시작했다.

방콕시가 모두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기차역과 시외버스터미널 등에는 임시 공휴일을 이용해 방콕을 빠져 나가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방콕 침수는 북부 지역의 일부 홍수 방지벽이 훼손되면서 유입량이 크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방콕 북부에서 처리가 불가능한 정도의 강물이 내려오고 있다"며 "방콕 전역이 침수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상류에서 강물이 유입되는 시기와 바닷물 만조 때가 겹치는 29~31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주 북부 아유타야 지역에 내린 폭우로 농장에 사육되고 있는 악어 100여마리가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포드자동차와 미쉐린타이어가 이날부터 태국 공장의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