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장내 통화옵션인 미국달러옵션이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달러옵션은 투자자 피해로 논란이 되고 있는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를 장내로 흡수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달러옵션의 불편한 '실물 인수도 결제 방식'을 '현금 결제 방식'으로 바꾸고 시장조성자를 도입하는 내용의 리모델링 대책을 최근 확정했다. 거래소는 8월 중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 새로운 방식의 달러옵션 거래를 실행할 예정이다.

달러옵션은 미리 정한 환율로 최종 거래일에 달러를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1999년 환율 변동 위험의 회피(헤지) 수단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2007~2009년 거래가 전혀 없었고 지난해에는 484계약에 그칠 정도로 유명무실했다. 결제일에 실제 통화를 주고 받아야 해(실물 인수도) 불편이 큰 데다 장외옵션거래시장이 발달해 있던 탓이다.

거래소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키로 했다. 실물 인수도 결제 방식 대신 코스피200지수 옵션처럼 현금 결제(차익을 계산해 현금으로 지급) 방식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최종 결제 가격은 시장 평균 환율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부 증권사를 시장조성자로 지정,유동성 공급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달러옵션거래가 활성화되면 논란을 빚고 있는 FX마진거래를 장내로 끌어들이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거래소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한 달러옵션이 기업의 환헤지와 기관 · 개인의 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환변동과 관련된 파생상품 수요는 시장에 늘 존재한다"며 "과거 달러선물의 거래 편의를 위해 거래 단위를 5분의 1로 줄이자 거래량이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 그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내 통화옵션이 달러상품 하나에 그쳐 FX마진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란 진단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달러선물과 옵션 간 차익거래 등 다양한 투자 기법이 가능해야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FX마진거래를 장내로 끌어들이려면 더 다양한 통화 상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