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이 불경기로 얼어붙은 가운데 치킨 ·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매월 10개 이상 신규 가맹점을 내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정부 통계를 보면 자영업소의 2년 내 폐업률이 49%에 이를 정도가 되자 창업자들이 대중성 높은 치킨과 급성장하고 있는 커피점으로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카페베네다. 이 회사는 올 들어 5월 말까지 136개의 신규 가맹점을 개설했다. 월 평균 27개를 열었다. 15일 현재 총 점포 수는 590개로,국내 커피전문점 선두로 올라섰다. 최재희 한경자영업지원단장은 "카페베네는 한국형 커피전문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스타벅스 등 해외 브랜드를 눌렀다"면서도 "너무 빠른 속도로 점포가 늘어나면 부실 가맹점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가맹점 관리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산 브랜드인 이디야커피도 올 들어 5개월 동안 신규 가맹점 71곳을 확보해 500호점을 돌파했다. 문창기 이디야 대표는 "창립한 지 10년 만에 500호점을 내는 성과를 일궜다"며 "올해 신규 가맹점을 100개 정도 늘릴 계획이었는데 가맹희망자가 예상보다 많아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디야의 총매출(가맹점 포함)은 2009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으로 50% 늘어났다. 올해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58% 늘어난 950억원이다. 회사 측은 이런 성과를 가격경쟁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로열티 부담(매출의 4~5%)이 큰 외국 브랜드들은 커피값이 5000~6000원인 데 비해 이디야는 2500~4000원으로 싸다. 지난 10년간 원두를 공급한 동서식품의 납품가격이 안정적인 것도 한 요인이다.


'춘추전국 시대'인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선 치킨매니아가 카페형 치킨호프점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올 들어 5개월 동안 53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총 가맹점 수는 330개.이 브랜드의 강점으로는 메뉴와 원가경쟁력이 꼽힌다. 신메뉴를 연간 세 번 출시할 정도로 상품 개발력이 뛰어난 덕분이다. 치킨매니아 관계자는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원육과 소스를 곧바로 공급해 가맹점의 원재료비가 경쟁업체에 비해 10~20% 정도 저렴해 그만큼 점주의 마진이 크다"고 설명했다.

테이크아웃 판매에 주력하는 치킨마루는 올 1~5월 55개 가맹점을 새로 열었다. 치킨마루의 주력 메뉴인 '크리스피 치킨' 가격은 8000원으로 유명 브랜드 치킨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원재료인 생닭이 7~8호 규격으로 10~11호를 쓰는 업체들보다 작은 데다 광고비 거품을 없앤 데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치킨마루는 유명 모델을 써서 인지도를 올리는 치킨 브랜드와는 달리 가맹점주들의 입소문으로 가맹희망자가 몰린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