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저장 수백 t 논ㆍ밭에 무단 투기
무안군 7건 적발

전남지역 대표 작물인 양파와 배추의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자 중간 상인들이 저장 양파와 배추를 불법 폐기하면서 자치단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지역 내 저온저장고에 저장했던 양파와 배추가 최근 들어 논과 밭에 불법으로 버려지고 있다.

불법폐기된 양파와 배추는 지난해 겨울 이상기온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봄철에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한 중간 유통업자 등이 저온저장고에 보관해 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가격 폭락으로 보관비, 운반비도 건지지 못하고 상품성마저 떨어지자 일부 업자들이 보관된 양파와 배추를 논과 밭에 무단으로 폐기 처분하는 실정이다.

앞서 무안지역 양파 재배 농민들은 정부가 작년산 저장양파 재고량 파악을 잘못해 3, 4월에 농수산물 유통공사를 통해 중국산 수입양파 1만 5천t을 시장에 반출한 것이 가격폭락의 원인이 됐다면서 반발했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양파값 안정을 위해 농협을 통한 수매물량 확대와 양파 수매 자금 무이자 지원 등을 결정했다.

한 농민은 "t당 7만∼8만원에 달하는 처리비용을 아끼려고 불법으로 폐기하고 있다"면서 "올봄 한몫 잡으려던 중간업자들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불법적인 처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4-5월 사이 7건의 불법 폐기 사례를 적발해 1건을 경찰에 고발하고 6건은 과태료 등을 부과했다.

생산자인 농민이 배추밭을 갈아엎는 경우는 `부산물'로 보지만 저장 시설 운영자나 중간 상인이 버린 경우는 사업장 폐기물로 간주된다.

무안군 관계자는 "올해 생산된 작물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저장했던 작물을 폐기하는 것"이라면서 "오죽했으면 버릴 까하는 생각은 들지만 환경법상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양파는 전국적으로 지난해보다 8% 늘어난 2만2천968ha가 재배됐으며 전남지역에서는 전국의 53%인 1만2천166ha가 재배돼 과잉공급 등으로 인한 가격폭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무안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