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중곡동에서 창업을 준비 중인 조미순(47)입니다. 제가 인수하려는 가게는 서울 지하철 7호선 군자역과 중곡역 사이에 있습니다. 이면도로의 3층 건물 1층에 있으며,39.6㎡(약 12평) 규모입니다. 인수조건은 권리금 1200만원과 보증금 1500만원,월세 120만원입니다. 현재 백반집을 하는 자리인데,여동생과 동업해 돼지 막창구이집을 하려고 합니다. 동생이 대구에 있는 막창전문점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요리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장사는 처음 하는 것이어서 모든 점에서 두려움이 앞섭니다. 저녁 장사는 될 것 같은데 낮 장사는 어떨지 의문입니다. 메뉴로는 돼지 막창구이,불막창,막창전골 정도입니다. 막창구이집 창업을 앞두고 막막한 느낌이 들어 조언을 구합니다.

A 의뢰인의 매장이 있는 중곡동 상권은 인구밀도가 높은 주택가여서 많은 수요자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상권입니다. 인근에 학교가 8개나 있어 인구밀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화구역' 밖으로 많은 음식점들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재래시장 주위로 밀집돼 있습니다.

중곡동 상권은 군자역에서 용마사거리 방향으로 두드러진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변이 주택가 중심의 상권이다 보니 아구찜,횟집,곱창,족발,분식 등 다양한 업종이 존재합니다. 대로변 일부 상가의 신축과 함께 주변 노후상가의 리모델링 여지도 많아 '작지만 강한 상권'으로 기대됩니다. 전통과 역사를 지닌 가구거리도 이 상권의 버팀목입니다.

의뢰인이 개점할 가게의 경우 지역 소비 수준에 맞춘 '눈높이 영업' 방식으로 지역주민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곳일수록 다른 업소와 차별화하는 게 관건입니다. 대부분의 막창전문점은 생계형 창업 아이템으로 소자본으로 가족끼리 하기에 적당한 업종입니다. 예전에는 특정인들만 즐겨 먹었지만 요즘에는 20대 아가씨부터 60대 장년층까지 폭넓게 즐기는 음식인 덕분에 상대적으로 창업 비용이 적게 드는 주택가 상권이 창업하기에 적당하다고 봅니다.

구제역 확산으로 소 · 돼지 부산물 재료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막창처럼 수입이 가능한 부산물도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기존 업소들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양 조절,메뉴 축소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어서 창업하기에는 다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매간에 업무분담과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면 인건비와 고정비 절감이 수익으로 이어져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동생이 외식업소에서 경험을 쌓은 것도 큰 힘이 될 겁니다.

막창전문점으로 창업을 준비하려면 냄새와 원육 상태 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굽는 방식도 재미있어야 하고,반찬도 퓨전화가 이뤄져야 젊은층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음식점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그나마 깔끔한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추는 한편 예상 경영지표(매출,원가,인건비,예상 지출)에 따른 타당성 조사도 함께 해봐야만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막창구이집은 저녁에는 2회전도 가능하지만,점심 메뉴를 팔기가 쉽지 않다는 게 단점입니다. 점심 메뉴로는 5000~6000원대 쪽갈비 김치찌개나 돼지국밥 등을 권하고 싶습니다. 가게를 대표할 수 있는 메뉴도 필요합니다. 메인 메뉴인 막창구이와 불막창에 더해 독특한 양념을 곁들인 차별화된 막창구이를 한두 개 정도 추가하세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차별화된 맛과 기발한 메뉴를 연구하고 개발해야 합니다.

부가 메뉴인 삼겹살과 부속물인 갈매기살,항정살,오도독살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모둠 메뉴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메뉴를 제공할 때 단호박,감자,새송이버섯,고구마,새우 등을 함께 구워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면 푸짐해 보일뿐 아니라 다른 메뉴와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집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