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7개월 밖에 안 된 아기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고려할 줄 안다는 사실이 아기들의 비디오 시청 반응을 통해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마음 이론'이라고 불리는 이런 비약적인 정신적 능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네 살이나 돼야 생기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몇년 전부터 15~13 개월 된 아기도 다른 사람이 주변 사물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헝가리 심리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이런 능력이 생후 7개월의 아기에서도 발견됐다고 밝히고 실험에 사용된 방법이 장차 발달장애의 조기 발견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이처럼 어린 아이들에게서 이런 능력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학자들이 적절한 질문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여러가지 상황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어른과 7개월된 아기들에게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비디오에서는 공이 벽 뒤로 굴러 들어간 뒤 그 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시야에서(벽에서) 아주 사라지거나, 굴러서 사라졌다가 벽 뒤로 돌아와 머무는 장면이 나타났고 마지막에는 벽이 사라져 공이 있거나 없는 상황이 나타난다.

성인 피실험자들에게는 공을 보자마자 컴퓨터 키보드의 스페이스바를 누르라는 지시가 내려졌으며 연구진은 결과가 예상과 다를 때 반응 시간이 더 느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말을 못하는 아기들의 마음이론을 알아보기 위해 화면에는 스머프 같은 만화 주인공이 등장해 공을 관찰했다.

이 주인공은 언제나 에피소드 전체를 다 보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한 에피소드에서 스머프는 공이 벽 뒤로 굴러가는 장면을 바라본 뒤 공이 벽이나 시야로부터 사라지는 것을 보지 않은 채 방을 떠난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스머프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을 다 보아서 공이 마지막에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연구진은 아기들이 비디오 화면에서 눈을 돌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통해 반응 속도를 측정했다.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이들은 공이 벽 뒤에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것을 보고 더 놀라는 것이 분명했다.

이들은 "일방통행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버스가 정상적인 방향에서 오면 얼른 타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버스가 반대방향에서 오면 놀라서 잠시 멈추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런 유사점을 이용해 우리는 아기들이 대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이들의 놀라움을 측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어른과 아기들 모두 스머프가 공이 있다고 믿는 장소가 공의 실제 위치와 일치할 때 공을 빨리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생후 7개월의 아기들도 다른 사람이 견해를 인식하고 그 사람이 자리를 떠난 뒤에도 그것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리의 결론은 이들이 분명 스머프의 믿음이나 관점을 고려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런 고려의 깊이가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음 연구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려운 자폐증 환자에게서 마음이론이 `깨지는' 방식을 관찰해 그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