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생들은 한국의 대기업 경제 모델이 한국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중국과 한국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자유무역협정(FTA)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이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대에서 개최한 '한 · 중 대학원생 경제경영 포럼'에서 베이징대 경제학원(대학원) 학생들은 한국 경제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포럼에는 두 대학의 대학원생과 교수,방청객 등 100여명이 참석,한국 경제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였다.

장슈환씨(베이징대 사회발전연구원 박사과정)는 한국의 대기업 주도 경제성장 모델을 효과적인 경제발전 모델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제성장 측면에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뤘고 사회평등 측면에서 소득분배 문제도 비교적 잘 해소됐다"며 "재벌 위주의 경제운영 모델은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 한국이 빠르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양국 학생들은 한 · 중 FTA에 대해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왕후이린씨(베이징대 경제학원 학부)는 "금융위기 이후 서방국이 해외투자 대신 국내 투자로 돌아선 것과 달리 위기의 영향을 덜 받은 중국은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한국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FTA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위에씨(베이징대 경제학원 석사과정)는 "중국과 한국 경제는 상호 보완성이 강해 FTA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한국이 농업대국인 유럽연합(EU)과 먼저 FTA를 체결했지만 농산물 외 다른 영역에선 한 · 중 FTA에 영향을 주는 분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측 학생들도 양국의 무역이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진전돼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최운용 이천환 송은정씨(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석사과정)는 공동 논문에서 "한 · 중 FTA와 관련해 양국의 관심은 높지만 관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과 중국이 공동연구를 강화해 FTA와 관련한 논의를 더욱 심도 깊게 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이호재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학과장은 "한 · 중 FTA를 계기로 양국 간의 경제 현안과 시각차는 점점 더 부각될 것"이라며 "중국 문화와 경제를 전공하는 대학생들끼리 석 달 이상 준비기간을 거쳐 마련한 자리라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께 상하이 푸단대에서도 같은 포럼이 열린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최근 중국 학생들 사이에선 '한국 경제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다. 베이징대에선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이 대통령의 성장 과정과 청계천 성공 스토리 등을 소개하는 이른바 'MB학(學)' 특강이 개설돼 학생이 몰리기도 했다.

베이징=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