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에게 경영 마인드를 전파하고 싶습니다. "

경영에 관한 명언과 에세이를 담은 '행복한 경영이야기'를 7년째 이메일로 배달하고 있는 조영탁 휴넷 대표(46 · 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회원 150만명 돌파,편지 발송 1500회를 기념해 뜻 깊은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9일 자신의 글을 읽고 소감을 보낸 사람 중 15명을 선정,저녁식사에 초대키로 한 것.

언뜻 '워런 버핏과의 점심'을 떠오르게 하지만 의미와 형식이 다르다. 버핏과의 식사가 33억원의 비용과 입찰경쟁의 산물이라면 조 대표와의 식사는 공짜와 감사의 마음이 담긴 것이다. 한 중견기업 대표가 "편지 덕분에 용기와 지혜를 얻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저녁식사는 꼭 내가 사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조 대표는 정중히 거절했다.

조 대표는 2003년 10월부터 '행경'을 발송해왔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휴넷을 정말 멋진 회사로 만들고 싶었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키워드가 '행복경영'이었다. 회사 정년은 100세로 정하고,직원들의 휴가는 4년에 한 달씩 보내준다. 기왕 공부할거면 주변 사람들하고 같이 나누자는 생각에 그는 매일 아침 6시30분이면 사무실에 도착한다. 임직원 중 가장 먼저 사무실 문을 열고,책을 편다. 150만명 회원들이 오늘 하루 가슴에 새길 만한 글을 보내기 위해서다. "가끔 글이 안 나올 땐 마감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의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평상시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더니 '행경' 소재가 400페이지가량이나 쌓였어요. "

조 대표는 행경을 위해 1년에 500권가량의 책을 읽는다. 이중 50~100권은 정독하고 나머지는 속독한다. 회사에는 1만권 이상의 장서가 있다. 한 출판사에서는 조 대표를 '출판계에 영향력 있는 7인'중 한 사람으로 뽑아 새 책이 나올 때마다 보내준다. 물론 '행경'에 소개되기를 바라는 뜻도 담겨 있다. 이런 식으로 도착하는 책들이 매주 5~10권에 이른다.

'행경' 회원 중 80% 정도는 회사 대표나 직장인들이다. 글을 읽고 감동받았다거나,직장생활의 지표로 삼고 있다는 등의 반응이 많다. 2004년부터 '행경'을 받아보고 있는 강영중 대교 회장은 최근에야 조 대표가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직원들에게 휴넷과의 제휴사업을 지시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행경'을 임직원 8000명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지식사회가 열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인들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앞으로는 '가방끈'을 말하는 학력(學歷)보다 공부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의미하는 학력(學力)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한국경제신문과 기업인 교육을 위한'리스타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의 꿈은 유대인의 정신을 이끄는 '탈무드'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와 가정에 보급하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행경' 회원과의 식사가 기다려진다는 조 대표는 "70세까지 '행경' 1만회를 채우겠다"며 활짝 웃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