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를 골자로 하는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향후 과천의 집값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박원갑 스피드뱅크연구소장은 “부처 이전이 악재이긴 하지만 과천은 준(準)강남권이어서 집값은 강남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재건축 용적률과 대출규제 등의 영향이 크지 세종시 문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고 진단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도 “작년 서울 및 수도권에선 과천과 강동구가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각각 18.7%,15.5% 올라 집값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며 “최근 과천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서울 강남과 마찬가지로 재건축 아파트 하락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김희선 부동산114전무는 “공무원들이 빠져 나가면 일시적으로 매매 및 전세수요가 줄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과천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거 쾌적성도 높아 눈에 두드러질 정도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노무현 정부시절 부처 이전이 결정됐을 당시에도 과천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 이로 인한 변화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과는 달리 상권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행정 부처들이 이전해도 각종 개발 대안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은 시세가 금방 빠지지 않겠지만 상가는 부처이전 이야기가 나온 때부터 권리금이 빠지고 있다”며 “고급 음식점 및 유흥업소 등 행정타운의 수요를 대상으로 하던 이 지역 상가 자체가 잇단 폐업은 물론 대대적인 업종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윤 대표는 “과천 상권뿐 아니라 배후지인 안양과 평촌쪽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처 이전이 대체로 과천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함영진 부동산써브연구실장은 “과천은 행정기능 탓에 다른 도시기능이 부족했는데 부처이전을 계기로 자족기능이 강화될 경우 오히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팀장은 “정부가 과천시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선호하는 시설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천만큼 주거 여건이 쾌적한 곳도 드물어 이런 호재까지 겹치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동현 전문위원은 “자족기능이 강화될 경우 과천은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미니 신도시급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희선 전무와 박원갑 소장은 다소 신중론을 폈다.김 전무는 “집값 폭등 등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신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퇴색했기 때문에 강남과 마찬가지로 과천의 집값이 크게 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박 소장도 “과천은 강남권 시장이어서 강남과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