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길이 109야드짜리 파3홀.그것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가 치러지는 코스의 한 홀이다.

17일밤(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GL(파 71·길이 7040야드)에서 시작되는 제110회 US오픈은 독특한 코스 셋업을 했다.전체 길이는 상대적으로 짧게 한 대신 많은 홀들을 태평양과 잇닿게 조성함으로써 난도를 높인 것.물론 그린도 다른 메이저대회 코스보다 작다.

따라서 홀 길이가 짧다고 해서 방심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대표적인 홀이 7번홀이다.이 홀은 길이가 109야드밖에 안된다.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소그래스TPC의 ‘아일랜드 그린’ 17번홀(136야드 안팎으로 셋업됨)보다도 짧다.

선수들로서는 웨지,그것도 로브웨지나 샌드웨지로 공략할만 하지만,바닷바람이 불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하다.이 홀 오른편과 그린 뒤편은 태평양과 연한 절벽이다.작은 그린을 무려 6개의 벙커가 에워싸고 있다.화창한 날씨라면 버디가 속출하겠지만,바람이 불면 선수들은 클럽선택에 애를 먹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남자골프 4대 메이저대회가 열린 코스가운데 홀길이 109야드는 세 번째로 짧은 것이다.이 홀은 2000년 타이거 우즈가 2위권을 15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할 당시 106야드로 셋업됐고,그보다 8년전에는 107야드로 셋업됐었다.

세계 골프코스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홀 중 하나이고,짧은 홀 중 하나이지만,누가 웃고 웃을 지는 두고봐야 한다.우승컵의 주인공 못지않게 이 홀 스코어에 관심이 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