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가 280억여원에 달했던 한 호화 여객선이 법원 경매에서 ‘고철 값’에 불과한 27억여원에 낙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이것도 무려 12번의 유찰 끝에 이뤄진 낙찰이다.

19일 부산 지역 부동산포털사이트 고고넷에 따르면 지난 4월8일 부산지방법원에서 1만6340톤급 크루즈선이 감정가 280억여원의 9.66%인 27억여원에 낙찰됐다.

이 선박은 C&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C&크루즈가 소유했던 ‘케이씨 브릿지호(KC BRIDGE)’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12월 취항해 부산과 일본 모지를 주 6회 왕복 운항했지만, C&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1980년 일본 ‘코요조선소’에서 건조됐으며, 여객정원은 600명 적재능력은 110teu이다. 선내에는 공연장과 레스토랑, 면세점, 기념품점, 매점, 노래방, 목욕탕, 야외산책로 등의 편의시설을 완비했다.

정두천 고고넷 대표는 “말 그대로 고철 값에 팔렸다”라며 “2008년부터 해운경기가 극심하게 나빠지면서 크루즈선은 경매에 올라와도 해운업자들이 잘 사지 않아 엄청 싸게 낙찰되는 경우가 잦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4월까지 선박경매에 새로 나온 선박은 모두 3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척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선박경매 신건(새로운 물건) 건수는 지난해 154건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