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속에 화학주들이 빛났다. 미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로 플라스틱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삼성정밀화학은 22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 신고가(1년 내 최고가)인 6만100원으로 마감했다. 또 자동차에 들어가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현대EP가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나일론 원료를 만드는 카프로도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KCC 호남석유 LG하우시스 등 주요 화학주들 역시 일제히 8% 이상 동반 급등했다.

이에 따라 화학업종 지수는 1.69% 오른 2536.41로 끝났다. 특히 기관은 이날 시장전체적으로 2000억원대의 순매도를 보이면서도 화학업종은 849억원어치나 사들이며 화학주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자동차 연비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특수 플라스틱과 그 원료를 생산하는 화학업종에 매수세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연비를 높이려면 차를 가볍게 만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철강재 대신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6년까지 미국의 자동차 평균 연비를 ℓ당 10.6㎞에서 15.1㎞로 높이고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자동차는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화학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대부분 6배 미만인 점도 강세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