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단 금융시장 안정책에 힘입어 채권시장이 안정되고 있지만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거래규모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 수익률은 연 20%를 웃도는 실정이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연 5%대로 떨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회사채 시장은 매수세가 없어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면서 "다만 은행권 자금난이 고비를 넘기면서 은행채 거래가 살아나고 있어 회사채 쪽으로도 훈풍이 확대될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365억원으로 사상 최저치로 급감했다. 월간 거래실적도 3조25억원에 머물러 9월보다 25.6% 감소했다. 이는 작년 9월(2조7346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작년 9월엔 추석연휴가 끼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회사채는 호가만 있을 뿐 급매물을 빼고는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항진 한국투신운용 리서치팀장은 "신용경색이 여전해 기관들이 팔기 어렵고 위험이 높은 회사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와 회사채(무보증 3년 AA-) 간 스프레드(수익률차)는 지난 주말 3.66%포인트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특히 100억원 미만의 소액 채권은 신용등급이 'A―'로 높은 기업들조차 20%를 넘는 수익률을 제시해야 거래되는 실정이다.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심하다. 만기가 2년4개월 남은 A건설(신용등급 BBB+)은 지난달 29일 26%의 수익률로 거래됐으며 1년 남짓 남은 B건설(A―)과 C건설 회사채(BBB+)도 20%를 넘었다. 건설사 유동성 우려로 만기가 1년2개월 남은 저축은행(A-) 채권도 지난달 31일 21%의 수익률로 거래됐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