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일부 시위자 쇠파이프 첫 사용"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72시간 촛불집회' 사흘째 거리시위가 8일 새벽까지 계속되면서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이들은 7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4만여명(경찰추산)이 모인 가운데 촛불시위를 시작해 세종로와 안국동 방면 등으로 나뉘어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다 자정을 넘어 세종로 사거리에 8천800여명이 운집해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시위대와 경찰은 이 과정에서 서로 소화기를 분사하고 플라스틱 물병을 집어던지는가 하면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 시위자들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공사 현장에서 가져온 쇠파이프와 사다리, 미리 준비한 망치 등으로 전경버스 창문을 부쉈고, 흥분한 몇몇 경찰도 바닥에 쓰러진 시민들을 향해 방패를 휘둘러 부상자가 속출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거리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시위대가 쇠파이프를 휘두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경찰의 집계 결과 시위대 중 최소 20명이 머리와 얼굴 등을 다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전ㆍ의경도 30여명이 부상했으나 다행히 양측 모두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오전 5시 20분께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자 시청과 서대문, 종로방면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시청 옆 도로에 모여 시위를 이어갔으며, 오전 10시30분 현재 코리아나호텔 앞 양방향 12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자유발언과 노래를 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경찰은 밤샘 시위에서 전경버스와 경찰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버스에 침입하는 등 과격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는 시위 참가자 11명을 연행해 영등포ㆍ도봉서에서 조사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