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악화가 금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채권시장에선 채권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경상수지 악화로 국내 경기 하락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하지만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여전히 물가쪽에 초점을 두고 있어 당장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28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모두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져 각각 연 5.03%와 연 5.14%에 마감했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 둔화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통상 경기 둔화는 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한다.증권사 채권딜러는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한은의 무게중심이 아직 물가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경상수지가 악화되면서 경기 쪽이 다시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경상수지 악화를 계기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은이 오는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한은의 최대 관심사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차단이기 때문이다.이성태 한은 총재도 이달 초 금통위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확산을 가장 우려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9%로 물가관리 목표(2.5~3.5%)를 넘어섰으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4%를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상수지 적자를 이유로 금리인하를 할 경우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 요인이다.따라서 금리를 내리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수입물가 상승률이 커지게 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경상수지 악화를 이유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힘든 이유다. 다만 국내 경기 둔화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한은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