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0일 곡물가격 상승은 제한된 공급량에 비해 월등히 증가하는 소비로 인한 수급의 불균형 때문이라며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에는 곡물 관련 상품 혹은 관련 기업으로의 투자가 훌륭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표 식품기업 농심은 20일부터 라면과 스낵의 소비자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결정이 발표 되자마자 할인마트와 백화점에서는 라면 사재기로 제품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면서, 곡물가격의 상승이 본격적으로 소비시장에 전이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필수 소비재인 곡물의 가격상승은 연초에 피자, 자장면 등 주요 식품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실물경제에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글로벌 시장이 동반 급락하고 상품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곡물가격은 급등하고 있으며, 곡물 관련 주식들은 시황과 무관하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인류는 유례없는 식품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고 이러한 상승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애널리스트는 그 사유로 ▲기후 변화로 인한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 ▲곡물을 투자 대안으로 보는 투자가 급증 ▲곡물자원을 통제하는 국가정책으로 인한 공급제한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대와 사료 수요 확대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을 꼽았다.

수급 불균형 현상으로 곡물 가격 급등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세계적인 곡물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 글로벌 시장의 조정세에도 불구하고 신고가 행진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곡물 가격 상승을 하고 있다.

유전자 변형 종자시장 2위 기업인 듀퐁(Dupont), 세계 1위 지방종자(Oilseed) 가공회사 번지(Bunge), 곡물이나 채소, 꽃의 종자를 개발하는 신젠타(Syngenta)나 미국 비료업체 애그리움(Agrium), 중국 농업 부문 시총 1위 윤난 윤티안화(Yunnan Yuntianhua), 브라질 비료업체 퍼틸리잔테스 포스파타도스(Fertilizantes Fosfatados) 등의 주가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특히 곡물 관련 주식 중에서 생장발육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종자업체와 비료업체의 상승세가 특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단순한 농지 확대보다도 단위 면적당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시장에서는 더욱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후요인으로 인한 공급감소에 식량수요, 에너지수요,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곡물가격 상승이 추세화 될 경우 사료를 포함한 식량 자급률이 27% 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향후 국내시장에서도 농업부분의 효율화와 생산성에 대한 논의가 많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논의 과정 속에서 정부에서는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1차 산업 생산지원과 농업관련산업의 부흥을 장려하는 정책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판단되고 이에 따른 곡물 관련 업체들의 수혜를 예상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에는 곡물 관련 상품, 혹은 관련 기업으로의 투자가 훌륭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은 남해화학 카프로 삼성정밀화학 KG케미칼 동부하이텍 CJ제일제당 동양물산 무학주정 바이오매스코리아 경농 세실 휴바이론 씨티씨바이오 이지바이오 농우바이오 등을 곡물관련기업으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