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악성코드 퇴치 프로그램을 네이버에서 무료로 공급키로 해 보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NHN은 3일 바이러스,스파이웨어 등을 무료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PC그린' 서비스를 개발해 이달 중순부터 비공개 시범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들은 현재도 보안 프로그램을 무료 툴바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웬만한 악성 코드는 이 툴바로도 잡아낼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돈을 아끼기 위해 안철수연구소의 보안 제품 'V3'를 구입하는 대신 무료 툴바를 사용한다.

그러나 툴바에는 보안 제품의 핵심 기능인 '실시간 감시'가 빠져 있다.

네이버가 다음 달부터 무료로 제공키로 한 PC그린에는 '실시간 감시' 기능까지 포함됐다.

따라서 네이버가 PC그린을 무료로 서비스하기 시작하면 굳이 보안 제품을 사서 쓸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안철수연구소의 '빛자루'와 같이 실시간 보안위협 관리 기능이 핵심인 온라인 보안 서비스가 치명타를 입게 된다.

NHN은 PC그린 정식 서비스에 앞서 1000여명의 비공개 시범 테스트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물론 네이버의 PC그린이 보안업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보안 제품과 같을 수는 없다는 얘기도 있다.

보안 제품의 경우 전문가들이 새로 나온 악성 코드를 분석해 끊임없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무료 제품에서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다.

더구나 PC그린은 외국산 엔진을 쓰고 있어 기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하지만 PC그린의 성능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일단 무료 서비스가 시작되면 비슷한 기능의 보안 제품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안업계는 주장한다.

성능에서 보안업체의 안티바이러스나 안티스파이웨어 제품에 비해 한참 뒤지는 툴바가 보안 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현실만 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연구소 관계자는 "NHN 측과 대화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보안 위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PC그린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보안 시장을 교란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