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만 돼도 거리 썰렁

전주시 고사동은 전주시 구도심의 핵심 상권이다.

이 일대에는 특화 거리 여섯 군데가 조성돼 모두 600여 점포가 문을 열고 있다.

걷고싶은 거리,청소년의 거리,자연의 거리,영화의 거리,문화의 거리,팝아트 거리가 바로 그것이다.

거리마다 상인회가 별도로 조직돼 있었으나 지난 4월 '전주시 중앙로 상가연합회'란 이름으로 통합됐다.

고사동은 패션 업종 가게들이 밀집,한때 '전주의 명동'으로 불릴 만큼 호황을 누리던 곳이었다.

그러나 도시 외곽에 신시가지가 생겨나면서 상권이 분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서신동에 들어선 롯데백화점은 유명 패션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고사동 상점가와 상품이 겹쳤다.

신시가지 인근 소비자들이 고사동까지 나올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 5년간 패션 경기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섯 군데 거리별 상인회에다 객사번영회까지 모두 7개 상인회가 힘을 합쳐 연합회로 출범한 데는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돼 있다.

물론 상인들도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민관 합동으로 상권활성화를 위해 땀을 흘렸다.

걷고싶은 거리(객사길) 360m에 조성한 '도시 야간 경관 조성사업'에는 모두 14억원의 예산을 투입,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일부 성공했다.

패션 상권의 특성상 오후 10시가 넘으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공동화 현상을 보이는 것도 고사동 상점가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더욱이 고사동과 인접한 남부시장과 중앙시장,중앙동 상점가 등에 빈 점포가 늘면서 구도심 전체가 갈수록 활기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