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AFC 아시안컵 2007 대회 8강전에서는 한국이 ‘숙적’ 이란을 꺾는 승부차기 명장면이 펼쳐졌다.

한국의 골 키퍼 이운재가 승부차기에서 선방, 4-2의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전 진출의 길을 터 놓는 멋진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의 승부차기는 연장전 포함, 120분의 혈전에도 불구,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끝에 치뤄진 마지막 기회였기에 그 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다.

선수들 못지 않게 TV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기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먼저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 모두 첫 번째 키커가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두 번째 키커인 김상식이 골을 성공시킨 반면 이운재 골키퍼가 이란의 마흐다비키아의 슈팅을 선방하며 한국이 2-1로 앞서갔다.

그러나 세 번째 키커인 김두현이 실패하고 이란의 세 번째 키커가 성공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조재진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이제 이운재 골키퍼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과연 막아낼수 있을까.

숨막힌 순간, 이운재 키퍼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중앙으로 낮게 들어오는 볼을 놓치리라 생각됐으나 기막히게도 왼발 끝으로 걷어내는 아주 멋지고도 어려운 기량을 아시아인들에게 각인준 것이다.

이에 힘입은듯 마지막 키커로 나선 김정우가 골을 성공시켜 4-2의 짜릿한 승부를 거두었다. 이란의 마지막 키커는 슛팅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이란전 승부차기 결과는 한국 4 (이천수 O, 김상식 O, 김두현 X, 조재진 O, 김정우 O ),이란 2 (잔디 O, 마흐다비키아 X, 에나야티 O, 하티비 X)였다.

이날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이 빛났던 이란전 승부차기 장면의 시청률은 49.3%에 달했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TNS 미디어코리아는 연장전 (40.7%),후반전(38.2%),전반전(29.3%) 보다 크게 높았다고 23일 밝혔다.

평균 시청률은 32.5%로 지난 18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인도네시아전의 21.3%보다 무려 11.2%포인트 높았으며 올해 방송된 축구경기 중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도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란전 승부차기'의 멋진 명장면을 잊지 못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승부차기 동영상을 보느라 손길이 바빠져 인기검색어 상위를 지키고 있다.

이란전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은 오는 25일 4강에 선착한 이라크와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일본은 사우디와 4강전을 펼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