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상권에 인접한 궁동 중앙로 초입에서 동부경찰서까지 연결되는 300m 구간은 일명 광주의 '예술거리'로 알려져 있다.

1987년 공식 지정된 예술거리에는 90여개 전통 공예방과 화랑 등 점포들이 밀집해 있다.

서울의 인사동과 비슷해 보이지만 거리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휴일인 지난 1일 오후 한적한 예술거리에는 인파는 보이지 않고 불법 주차한 차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4년째 다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전통 공예품을 팔던 행사도 최근 뜸해지면서 예술거리를 찾는 이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매출이 광주시청이 서구로 이전한 3년 전에 비해 40∼50%밖에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시청이 있었을 당시는 다양한 행사를 벌여 구경거리로 이 일대가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예향 화랑의 김용배 사장은 "그림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매매는 거의 없다 보니 이곳 화랑 대부분이 적자를 감수하며 20∼30년째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각종 주단,맞춤 정장,귀금속 매장이 밀집해 있는 충장로 4∼5가의 일명 '혼수거리'(사진)의 상황도 예전만 못하다.

20∼30평 규모의 혼수 매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지만 매장 안은 한산하기만 했다.

아씨주단을 20년째 운영해 온 박우근 사장은 "1970∼80년대에는 이곳 충장로 4가가 충장로 상권의 최고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충장로 주변에 양동시장과 금호월드(주상복합상가) 등이 생겨 수요층이 분산돼 주말에도 공치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청도 이전해 가고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시내로 굳이 혼수품을 사러 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