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보다 핫하네…150년 前 인상파, 파리지앵을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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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보다 못한 그림" 놀림받았지만…
1874년, 전시 출품 거절당한 화가 31명
사진관서 조촐하게 인상파 탄생 알려
모네 '해돋이' 르누아르 '파리지앵'
전세계 흩어져 있던 작품 180점 공수
"올림픽급 미술 축제" 연일 매진 행렬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열린 인상파 전시회 관람객들. /파리=유승목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99995.1.jpg)
인상주의 150주년, 프랑스가 들썩
![지난 2일 찾은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이 인상파 전시를 관람하려는 인파로 붐비고 있다. /파리=유승목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99986.1.jpg)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파리를 대표하는 미술관이자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명작들을 가장 많이 소장한 곳으로 꼽히는 오르세다. 올해 ‘파리 1874: 인상주의의 발명’ 전시를 선보이며 대대적으로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하고 있어서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워싱턴DC 국립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 등 30여 개 기관과 공동 기획해 180여 점의 작품을 공수해 왔다.
오르세가 세워지기 전인 인상파 탄생 100주년(1974년) 당시엔 프랑스 정부가 파리 그랑 팔레에 인상주의 작품을 모아 대규모 전시회를 열었는데, 150주년인 올해는 정부가 했던 역할을 오르세가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크리스토프 레리보 오르세미술관장은 앞서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인상주의 작품을 소장한 오르세가 이들의 15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인상파’ 만든 모네 ‘해돋이’ 한눈에
![베르토 모리조 ‘요람(The Cradle·1872)’ /ⓒ오르세미술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799999.1.jpg)
전시는 말 그대로 인상 깊다. 벽지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던 모네의 ‘인상, 해돋이’가 전시장에 걸렸고, 웨일스국립박물관이 10년에 한 번 대여한다는 르누아르의 ‘파리지앵’(1874)을 비롯해 아르망 기요맹의 ‘이브리의 석양’(1878) 등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 찰나의 아름다움이 담긴 그림들이 영원히 기억되는 순간을 보고 있으면 벅찬 감정이 느껴진다. 세잔이 고야의 명작을 재해석한 ‘현대적인 올랭피아’(1873), 초기 인상파를 이끈 여성 화가 베르트 모리조의 ‘요람’(1872) 등도 있다.
전시에선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체험도 가능하다. 150년 전 인상파 화가들의 눈에 들어왔던 파리 거리와 야외 풍경 등을 느끼며 이들과 함께 걸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이 그림, 알고 보면 더 인상 깊다
![클로드 모네 ‘양귀비 들판(Poppy Field·1873)’ /ⓒ오르세미술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6800000.1.jpg)
특히 붉은 태양에선 인상파와 떼놓을 수 없는 일본 다색 판화 우키요에 기법이 눈에 띄는 점, 고전적인 풍경이 아니라 공장의 굴뚝 연기나 증기선의 모습 등 현실적인 시대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인상파의 시작점이라고 할 만하다. 1874년 첫 인상파전을 마친 후 당시 파리 백화점을 경영하던 에르네스트 오셰데가 800프랑에 구매했는데, 현재 미술계가 추정하는 가치는 3억달러(약 4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인상파의 시작을 알린 마네의 ‘철도’(1873) 앞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관람객도 많다. 인상파 화가들은 기차역 풍경을 자주 그렸다. 프랑스 곳곳을 다니며 풍경을 그렸던 이들에게 기차역이 출발점이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런데 ‘철도’ 또는 ‘생 라자르 역’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작품명과 달리 기차역이 아니라 사람이 전면에 등장한다. 작가가 순간적으로 느낀 인상 깊은 순간이 증기를 머금은 기차보다 그 앞에 앉아 책을 읽던 여성과 기차를 바라보는 어린아이였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마네가 모델로 즐겨 그렸던 빅토린 뫼랑으로, 그의 대표작인 ‘올랭피아’(1873)에 나체로 등장한다. 오르세가 예전엔 기차역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그림의 인상이 깊게 남을 수 있다. 전시는 오는 7월 14일까지 열린 뒤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미국 워싱턴DC 국립미술관에서 이어진다.
파리=유승목 기자 moki9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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