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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속, 이우걸

      약속   이우걸   가을은 가을은 스님 같은 가을은 제 가진 육신마저 다 벗고 돌아서는 날 그 불길 그 부산 끝에도 사리 같은 씨앗 남겼네.   [태헌의 한역] 約束(약속)   秋也秋也與僧若(추야추야여승약) 了脫肉身離此地(요탈육신리차지) 盡經烈火忙亂後(진경열화망란후) 終遺種子如舍利(종유종자여사리)   [주석] *約束(약속) : 약속. 秋也(추야) : 가을은. ‘也’는 강조의 뜻으로 사용한 어기사(語氣詞)이다. / 與僧若(여승약) : 스님과 같다. 了脫(요탈) : 완전하게 ~을 해탈(解脫)하다. / 肉身(육신) : 육신. / 離此地(이차지) : 이 땅을 떠나다. <가을이> 돌아선다는 의미를 역자가 임의로 바꾸어본 표현이다. 盡經(진경) : ~을 다 겪다. / 烈火(열화) : 불길. / 忙亂(망란) : <바빠서> 정신이 없다, 부산하다. / 後(후) : ~한 후에. 終(종) : 마침내. 한역(漢譯)의 편의상 역자가 보충한 글자이다. / 遺種子(유종자) : 씨앗을 남기다. / 如舍利(여사리) : 사리와 같다.   [한역의 직역] 약속   가을은, 가을은 스님과도 같아 육신 다 벗고 이 땅 떠나는데 불길과 부산함 다 겪고 나서 마침내 사리 같은 씨앗 남겼네   [한역 노트] 폴란드 속담에 “봄은 처녀, 여름은 어머니, 가을은 미망인, 겨울은 계모”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속담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가을의 경우 그 비유가 가을걷이가 다 끝난 뒤의 쓸쓸한 늦가을에나 어울릴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시에서 가을을 스님에 견준 것 역시 늦가을에 한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시의 내용에 잘 부합하므로 굳이 ‘가을’ 앞에다 ‘늦은’이라는 관형어를 덧붙일 필요는

    • 가을 들녘에 서서, 홍해리

      가을 들녘에 서서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태헌의 한역] 立於秋野(입어추야)   眼盲無物不佳麗(안맹무물불가려) 耳聾無聲不恍恍(이롱무성불황황) 棄心一切皆盈滿(기심일체개영만) 盡授於人立虛壙(진수어인립허광) 欲淚心地亦(욕루심지역) 自然增輝光(자연증휘광)   [주석] * 立(입) : 서다. / 於(어) : ~에. 처소를 나타내는 개사(介詞). / 秋野(추야) : 가을 들녘. 眼盲(안맹) : 눈이 멀다. / 無物不佳麗(무물불가려) : 아름답지 않은 물건[것]이 없다. ‘佳麗’는 아름답다는 뜻이다. 耳聾(이롱) : 귀가 먹다. / 無聲不恍恍(무성불황황) : 황홀하지 않은 소리가 없다. ‘恍恍’은 황홀하다는 뜻이다. 棄心(기심) : 마음을 버리다. / 一切(일체) : 모든 것, 온갖 것. / 皆(개) : 모두, 다. / 盈滿(영만) : 가득 차다, 가득하다. 盡授(진수) : 모두 주다, 다 주다. / 於人(어인) : 남에게, 다른 사람에게. / 虛壙(허광) : 빈 들. 欲淚(욕루) : 눈물이 떨어지려고 하다, 눈물겹다. / 心地(심지) : 마음, 마음의 본바탕. 여기서는 마음자리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 亦(역) : 또한, 역시. 自然(자연) : 여기서는 ‘저절로’, ‘스스로’의 뜻으로 사용하였다. / 增(증) : ~을 더하다. / 輝光(휘광) : 빛, 찬란한 빛.   [한역의 직역] 가을 들녘에 서서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없네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남에게 다 주고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을 더하네   [한

    • 가을밤, 김시탁

      가을밤   김시탁   언어가 시를 버리고 시가 시인을 버린 채 사전 속으로 걸어 들어가 책갈피 속 낙엽으로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밤   내 영혼의 퓨즈가 나가 삶이 정전된 밤   [태헌의 한역] 秋夜(추야)   言語棄詩歌(언어기시가) 詩歌棄詩手(시가기시수) 言語與詩歌(언어여시가) 終向辭典走(종향사전주) 自以書中葉(자이서중엽) 爲扃固關牖(위경고관유)   吾魂熔絲燒(오혼용사소) 吾生斷電宵(오생단전소)   [주석] * 秋夜(추야) : 가을밤. 言語(언어) : 언어, 말. / 棄(기) : ~을 버리다. / 詩歌(시가) : 시가, 시. 詩手(시수) : 시인(詩人). 與(여) : 연사(連詞). ~와, ~과. 終(종) : 마침내.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向辭典走(향사전주) : 사전을 향해 걸어가다. 사전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로 쓴 말이다. 自(자) : 스스로.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以書中葉(이서중엽) : 책 속의 낙엽으로, 책 속의 낙엽을. 낙엽은 책갈피에 끼워둔 나뭇잎을 가리킨다. 爲扃(위경) : 빗장을 삼다, 빗장으로 삼다.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앞의 시구 ‘以書中葉’에서 이어지는 말로 책 속의 낙엽으로 빗장을 삼는다는 뜻이다. / 固(고) : 굳게. /關牖(관유) : 창문을 잠그다. 역자는 압운(押韻) 때문에 ‘牖’를 ‘門(문)’의 뜻으로 사용하였다. 吾魂(오혼) : 내 영혼. / 熔絲(용사) : 녹는 철사, 퓨즈. / 燒(소) : 타다, (퓨즈가) 녹다·나가다. 吾生(오생) : 내 삶. / 斷電(단전) : 정전(停電). / 宵(소) : 밤[夜].   [한역의 직역] 가을밤   언어가 시를 버리고 시

    • 감, 허영자

      감   허영자   이 맑은 가을 햇살 속에선 누구도 어쩔 수 없다. 그냥 나이 먹고 철이 들 수밖에는.   젊은 날 떫고 비리던 내 피도 저 붉은 단감으로 익을 수밖에는.   [태헌의 한역] 枾(시) 如此淸雅秋陽裏(여차청아추양리) 無論是誰不得已(무론시수부득이) 只得加歲又明理(지득가세우명리)   吾人行年如桃李(오인행년여도리) 生澁腥臭血亦是(생삽성취혈역시) 只得熟爲紅甘枾(지득숙위홍감시)   [주석] * 枾(시) : 감. 如此(여차) : 이처럼. / 淸雅(청아) : 청아하다, 맑고 아름답다. / 秋陽裏(추양리) : 가을 햇살 속(에서). 無論是誰(무론시수) : 누구든 관계없이, 아무나, 누구도. / 不得已(부득이) : 부득이하게, 어쩔 수 없이. 只得(지득) : ~하는 수밖에 없다. ‘只能(지능)’과 같다. / 加歲(가세) : 나이를 더하다, 나이 먹다. / 又(우) : 또, 또한. / 明理(명리) : 사리에 밝다, 철이 들다. 吾人(오인) : 나. / 行年(행년) : 먹은 나이, 나이. / 如桃李(여도리) : 도리(桃李)와 같다. ‘桃李’는 복숭아와 오얏, 또는 그 꽃이나 열매를 가리킨다. ‘行年如桃李’는 꽃다운 젊은 나이를 뜻하는 ‘도리년(桃李年)’을 풀어서 쓴 표현이다. ‘吾人’ 이하의 이 시구는 원시의 ‘젊은 날’을 역자가 임의로 내용을 늘려 한역(漢譯)한 것이다. 生澁(생삽) : 떫다. / 腥臭(성취) : 비리다. / 血(혈) : 피. / 亦是(역시) : 역시, 또한. 熟爲(숙위) : 익어서 ~이 되다. / 紅甘枾(홍감시) : 붉은 단감.   [한역의 직역] 감   이처럼 청아한 가을 햇살 속에선 누구도 어쩔 수 없다 그냥 나이 먹고 또 철 들 수밖에는.   내 나이 도리(桃李) 같던 때에 떫고 비리던 피 역시 익어서 붉은 단감이 될

    • 만월(滿月), 윤지원

      만월(滿月)   윤지원   행여 이 산중에 당신이 올까 해서 석등(石燈)에 불 밝히어 어둠을 쓸어내고 막 돋은 보름달 하나 솔가지에 걸어 뒀소.   [태헌의 한역] 滿月(만월)   或如君來此山中(혹여군래차산중) 石燈點火掃暗幽(석등점화소암유) 新升一輪三五月(신승일륜삼오월) 至今方掛松枝頭(지금방괘송지두)   [주석] * 滿月(만월) : 보름달. 或如(혹여) : 혹시, 행여. / 君來(군래) : 그대가 오다. / 此山中(차산중) : 이 산속(에), 이 산중(에). 石燈(석등) : 석등, 장명등(長明燈). / 點火(점화) : 불을 붙이다. / 掃(소) : ~을 쓸다. / 暗幽(암유) : ‘幽暗(유암)’과 같은 말로 ‘어둠’을 가리킨다. 新(신) : 새로, 막. / 升(승) : 오르다(=昇), 떠오르다, 돋다. / 一輪(일륜) : 한 둘레, 한 바퀴라는 뜻으로 달이나 해와 같은 둥근 모양의 물체를 가리킬 때 주로 쓴다. / 三五月(삼오월) : 보름날의 달, 보름달. 보통은 정월 대보름달을 가리키는 말로 쓴다. 至今(지금) : 지금. / 方(방) : 바야흐로, 막. / 掛(괘) : ~을 걸다. / 松枝頭(송지두) : 솔가지 끝.   [한역의 직역] 보름달   행여 이 산중에 당신 올까 해서 석등에 불 밝혀 어둠 쓸어내고 새로 돋은 보름달 하나 지금 막 솔가지 끝에 걸어 뒀소   [한역 노트] 이 시는 스님의 작품이다. 그러므로 석등이나 보름달 등을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불자(佛者)가 아닌 일반인 역시 스님의 시를 얼마든지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 시를 보는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역자는 불자도 아니고 불교 연구자도 아니므로, 불교적인 관점에서 이 시를 바라보는 것은 애초부터 곤란

    • 한때는 나도, 김지영

      한때는 나도   김지영   한때는 바위였다고 얘기하지 마라 지금 돌멩이면 돌멩이로 사는 거다 아이들 손에 들린 짱돌이 되는 거다   한때는 돌멩이였다고 말하지 마라 지금 자갈이면 자갈로 사는 거다   한때는 자갈이었다고 애써 말하지 마라 지금 모래알이면 모래알로 사는 거다 뜨거운 백사장에서 몸을 뒤척이며,   한때는 무엇이었다고 생각도 하지 마라 한때는 나도 ……   [태헌의 한역] 一時吾人亦(일시오인역)   勿謂一時爲巖石(물위일시위암석) 今卽小石以石宅(금즉소석이석택) 甘作兒童手中石(감작아동수중석)   勿謂一時爲小石(물위일시위소석) 今卽石礫以礫宅(금즉석력이력택)   勿謂一時爲石礫(물위일시위석력) 今卽沙粒以沙宅(금즉사립이사택) 熱沙場上身轉側(열사장상신전측)   勿想一時有一席(물상일시유일석) 勿誇一時吾人亦(물과일시오인역)   [주석] * 一時(일시) : 한때. / 吾人(오인) : 나. / 亦(역) : 또한, 역시. 勿謂(물위) : ~라고 말하지 마라. / 爲(위) : ~이다. / 巖石(암석) : 바위. 今(금) : 지금. / 卽(즉) : 곧, 곧 ~이다. / 小石(소석) : 작은 돌. 역자가 돌멩이의 의미로 쓴 한자어이다. /以石宅(이석택) : 돌로 살다. 돌멩이의 자격으로 살다. 여기서 ‘宅’은 ‘居(거)’의 의미이다. 이하 같다. 甘(감) : 달게, 기꺼이. / 作(작) : ~이 되다. / 兒童(아동) : 아이. / 手中石(수중석) : 손 안의 돌, 손에 들린 돌. 石礫(석력) : 자갈. / 以礫宅(이력택) : 자갈로 살다. 沙粒(사립) : 모래알. / 以沙宅(이사택) : 모래로 살다. 熱沙場上(열사장상) : 뜨거운 모래 마당 위. / 身轉側(신전측) : 몸소 뒤척이다, 몸을 뒤척이다. 勿想(물상) : ~라고

    • 당신에게 말 걸기, 나호열

      당신에게 말 걸기   나호열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태헌의 한역] 攀話於君(반화어군)   此世無醜英(차세무추영) 亦無帶怒花(역무대노화) 有香因香麗(유향인향려) 有形緣形嘉(유형연형가) 弓腰又屈膝(궁요우굴슬) 埋心土肉裏(매심토육리) 天下許多榮(천하허다영) 悉皆休且美(실개휴차미) 君或不識此(군혹불식차) 吾人薄君傍(오인박군방) 吾君於吾何(오군어오하) 丁寧爲姸芳(정녕위연방)   [주석] * 攀話(반화) : 말을 걸다. / 於君(어군) : 그대에게, 당신에게. 此世(차세) : 이 세상. / 無醜英(무추영) : 추한 꽃이 없다, 못난 꽃이 없다. 亦無(역무) : 또한 ~이 없다. / 帶怒花(대노화) : 노기를 띤 꽃, 화난 꽃. 有香(유향) : 향기가 있다. / 因香麗(인향려) : 향기로 인하여 예쁘다. 有形(유형) : 모양이 있다, 모양새가 있다. / 緣形嘉(연형가) : 모양(새)로 인하여 예쁘다. 弓腰(궁요) : 허리를 굽히다. / 又(우) : 또, 또한. / 屈膝(굴슬) : 무릎을 꿇다. 埋心(매심) : 마음을 묻다. / 土肉裏(토육리) : 흙 속, 흙 속에. ‘土肉’은 흙을 가리키는 말이다. 天下(천하) : 천하, 온 세상. / 許多(허다) : 허다하다, 많다. / 榮(영) : 꽃. 悉皆(실개) : 모두, 다. / 休且美(휴차미) : 아름답다, 예쁘다. 여기서 ‘休’와 ‘美’는 모두 아름답다는 뜻이다. 君(군) : 그대, 당신. / 或(혹) : 혹시, 어쩌면. / 不識此(불식차) : 이를 알지 못하다. 吾人(오인) : 나. / 薄(박) : ~에 다가가다. / 君傍(군방) : 그대 곁. 吾

    • 중앙선 타고 가며, 이기철

        중앙선 타고 가며   이기철   안동 지나 제천 간다   내려다보면 한 잎 호박잎에도 폭 싸일 초등학교 저 창문과 교실 위로 무수한 화요일이 지나갔구나 내 일곱 살, 저 교실에서 책 열지 않았으면 긴 일생, 무거운 언어의 짐 지지 않고 살아도 되었을 것을   【태헌의 한역】 乘中央線列車而行(승중앙선열차이행)   今過安東向堤川(금과안동향제천) 俯看下有校一座(부간하유교일좌) 小學校舍正如何(소학교사정여하) 南瓜一葉能包裹(남과일엽능포과) 彼窓門與敎室上(피창문여교실상) 應覺無數歲月過(응각무수세월과) 吾年七歲敎室裏(오년칠세교실리) 萬若不開數卷書(만약불개수권서) 身歷長長一生來(신력장장일생래) 不擔言語可安居(부담언어가안거)   [주석] * 乘~而行(승~이행) : ~을 타고 가다. / 中央線列車(중앙선열차) : 중앙선 열차. 시에는 열차라는 말이 따로 없지만 ‘중앙선’이라는 말과 전체 내용으로 볼 때 중앙선 열차가 분명하기 때문에 ‘列車’ 두 글자를 보충하였다. 今(금) : 지금.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過(과) : ~에 들리다, ~를 지나다. / 安東(안동) : 경북 안동. / 向(향) : ~로 향하다. ~로 향해 가다. / 堤川(제천) : 충북 제천. 俯看(부간) : 내려다보다, 굽어보다. / 下有(하유) : 아래에 ~이 있다. / 校一座(교일좌) : 학교 하나. ‘座’는 학교와 같은 집합적인 장소를 세는 양사(量詞)이다. ‘校一座’는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小學校舍(소학교사) : 소학교 교사(校舍). ‘校舍’는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

    • 추석, 양광모

      추석 양광모 연어처럼 돌아간다 어린 새끼들을 이끌고 오래전 떠내려 왔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면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유년의 비늘들 빈 주머니면 어떠리 내일은 보름달이 뜨리니 가난한 마음에도 달빛은 한가득 밤이 깊을수록 송편은 점점 커지고 아비 어미 연어 얼굴에는 기쁨이 사뭇 흘렀다 [태헌의 한역] 秋夕(추석) 回歸似鰱魚(회귀사연어) 但携稚子身(단휴치자신) 往昔漂下處(왕석표하처) 溯流向上臻(소류향상진) 秋日淸...

    • 코스모스, 김진학

      코스모스   김진학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매 간밤의 바람에 행여 허리라도 다쳤나   네가 있는 강둑을 한걸음에 왔는데 거울 같은 하늘에 하늘 닮은 코스모스   내게 하는 인사말   나 괜찮아 가을이잖아   [태헌의 한역] 秋英(추영)   吹則恐飛纖弱身(취즉공비섬약신) 昨夜有風腰或辛(작야유풍요혹신) 一路直到汝居岸(일로직도여거안) 旻如鏡子汝肖旻(민여경자여초민) 却投候語向我云(각투후어향아운) 吾人尙可今秋辰(오인상가금추신)   [주석] * 秋英(추영) : 코스모스. 吹則恐飛(취즉공비) : 불면 아마 날아갈 듯하다. / 纖弱(섬약) : 가녀리다. / 身(신) : 몸, 몸매. 昨夜(작야) : 어젯밤. / 有風(유풍) : 바람이 있다, 바람이 불다. / 腰或辛(요혹신) : 허리가 혹시 아프다, 허리를 혹시 다치다. 一路(일로) : 한길, 한달음. / 直到(직도) : 바로 ~에 이르다, 바로 ~에 오다. / 汝居岸(여거안) : 네가 사는 언덕. 旻(민) : 하늘, 가을 하늘. / 如(여) : ~과 같다. / 鏡子(경자) : 거울. / 汝肖旻(여초민) : 너는 하늘을 닮았다. 却(각) : 문득, 도리어.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投候語(투후어) : 인사말을 던지다, 인사말을 하다. / 向我云(향아운) : 나에게 말하다. 吾人(오인) : 나. / 尙可(상가) : (오히려) 괜찮다. / 今秋辰(금추신) : 지금은 가을(날)이다.   [한역의 직역] 코스모스   불면 날아갈 듯한 가녀린 몸 간밤에 바람 불어 허리 혹시 다쳤나 네가 사는 강둑을 한걸음에 왔더니 하늘은 거울 같은데 하늘 닮은 너 도리어 인사말 던져 내게 말했지 나는 괜찮아 지금 가을이잖아   [한역 노트] 역자가 초등학교에

    • 쉬는 날, 김용택

      쉬는 날 김용택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빛이나 발로 툭툭 차며 놀아라 [태헌의 한역] 休日(휴일) 君輩圖生費心多(군배도생비심다) 今日只休詩亦置(금일지휴시역치) 立於淸秋靑天邊(입어청추청천변) 脚蹴殘陽喫遊戱(각축잔양끽유희) [주석] * 休日(휴일) : 쉬는 날. 君輩(군배) : 그대들. / 圖生(도생) : 삶을 도모하다, 살다. / 費心多(비심다) : ...

    • 자화상, 박형진

      자화상 박형진 마당 앞에 풀이나 뽑느라 아무것도 못 했어 거울 앞에 서면 웬 낯선 사내 오십 넘겼지 아마? [태헌의 한역] 自畵像(자화상) 拔草場圃上(발초장포상) 到今無所竣(도금무소준) 對鏡有一夫(대경유일부) 庶或過五旬(서혹과오순) [주석] * 自畵像(자화상) : 자화상. 拔草(발초) : 풀을 뽑다. / 場圃(장포) : 채마밭, 정원, 마당. / 上(상) : ~의 위, ~의 위에서 到今(도금) : 지금까지, 여태. ...

    • 어머니가 고등어 굽던 날, 강성위

      어머니가 고등어 굽던 날   강성위   어머니가 고등어 굽던 날   할아버지 친구분께서 느닷없이 찾아오셨다   온 집안이 고등어 냄새뿐이어도 그날 난 겨우 지우개만한 고등어 토막을 먹었다 너무 작아 눈물 흘리며 먹었다   [태헌의 한역] 母親燒炙鯖魚日(모친소자청어일)   母親燒炙鯖魚日(모친소자청어일) 祖父友人忽來宿(조부우인홀래숙) 全家遍滿熏魚香(전가편만훈어향) 愚生僅食如棗肉(우생근식여조육)   [주석] * 母親(모친) : 모친, 어머니. / 燒炙(소자) : (불에 사르고) 굽다. / 鯖魚(청어) : 고등어. ‘鯖魚’는 청어(靑魚)를 뜻하기도 하고 고도어(古刀魚)를 뜻하기도 하는데, ‘古刀魚’는 고등어를 우리 식으로 표기한 한자어이다. / 日(일) : 날, ~하는 날. 祖父(조부) : 할아버지. / 友人(우인) : 친구, 벗. / 忽(홀) : 문득, 갑자기. / 來宿(내숙) : 와서 묵다, 묵으러 오다. 全家(전가) : 온 집안. / 遍滿(편만) : ~이 널리 차다, ~이 꽉 차다. 熏魚香(훈어향) : 생선 굽는 냄새. 愚生(우생) : 나. 자기(自己)를 겸손(謙遜)하게 일컫는 말이다. / 僅(근) : 겨우. / 食(식) : ~을 먹다. / 如棗肉(여조육) : 대추와 같은 고기, 대추만한 고기. ‘대추’는 원시의 ‘지우개’를 대신하여 사용해본 말이다.   [한역의 직역] 어머니가 고등어 굽던 날   어머니가 고등어 굽던 날 조부님 벗께서 문득 오시어 묵으셨다 온 집안에 생선 굽는 냄새 가득했어도 나는 겨우 대추만한 고기를 먹었을 뿐   [한역 노트] “여름 손님은 범보다 더 무섭다.”는 말은 전기(電氣)도 없던 농경 사회에서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아무리 시골이라 하여도 “접빈객(接賓客)”의 문화는 소중한

    • 어둠이 되어, 안도현

      어둠이 되어   안도현   그대가 한밤내 초롱초롱 별이 되고 싶다면 나는 밤새도록 눈도 막고 귀도 막고 그대의 등 뒤에서 어둠이 되어 주겠습니다   [한역] 爲黑暗(위흑암)   吾君誠願作華星(오군성원작화성) 的的悠悠通宵在(적적유유통소재) 吾人須欲爲黑暗(오인수욕위흑암) 廢眼掩耳立君背(폐안엄이립군배)   [주석] * 爲(위) : ~이 되다. / 黑暗(흑암) : 어둠, 암흑. 吾君(오군) : 그대, 당신. / 誠(성) : 진실로, 정말.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願(원) : ~을 원하다. / 作(작) : ~이 되다. / 華星(화성) : 빛나는 별, 아름다운 별. 的的悠悠(적적유유) : 초롱초롱. / 通宵(통소) : 밤을 새다, 밤새도록. / 在(재) : 있다, 존재하다. 吾人(오인) : 나. / 須(수) : 모름지기, 마땅히.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欲(욕) : ~을 하고자 하다. 廢眼(폐안) : 눈을 감다, 눈을 막다. / 掩耳(엄이) : 귀를 가리다, 귀를 막다. / 立(입) : ~에 서다. / 君背(군배) : 그대의 등, 그대의 뒤.   [직역] 어둠이 되어   그대가 정말 빛나는 별이 되어 초롱초롱 한밤 내내 있고 싶다면 나는 마땅히 어둠이 되어 눈 막고 귀 막고 그대 뒤에 서리   [한역 노트] 세상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낮이라고 빛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밤이라고 어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낮에는 어둠의 속성을 지닌 그림자가 있고, 밤에는 빛의 속성을 지닌 달과 함께 별이 있다. 그리하여 빛과 어둠은 밤낮에 관계없이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어떤 요소가 더 강하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밤과 낮이 갈릴 뿐이다. 별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 웃음의 힘, 반칠환

      웃음의 힘   반칠환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태헌의 한역] 笑之力(소지력)   攀緣薔薇今越牆(반연장미금월장) 身犯惡事破顔愷(신범악사파안개) 人人忘捕皆隨笑(인인망포개수소) 花朶踰垣何非罪(화타유원하비죄)   [주석] * 笑之力(소지력) : 웃음의 힘. 攀緣薔薇(반연장미) : ‘攀緣’은 (다른 물건을) 잡고 기어오른다는 뜻이고, ‘薔薇’는 장미꽃이다. 역자는 ‘攀緣薔薇’를 넝쿨장미의 뜻으로 한역하였다. / 今(금) : 이제, 지금.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越牆(월장) : 담을 넘다. 身犯惡事(신범악사) : 몸이 나쁜 일을 범하다, 곧 몸이 죄를 범하다. 이 네 글자는 “현행범이다”라는 시구를 역자가 나름대로 풀어서 표현한 것이다. / 破顔愷(파안개) : 웃는 얼굴이 즐겁다, 활짝 웃다. 人人(인인) : 사람들, 사람들마다, 누구나. / 忘捕(망포) : 체포하는 것을 잊다, 잡는 것을 잊다. / 皆(개) : 모두, 다. / 隨笑(수소) : 따라 웃다. 花朶(화타) : 꽃이 핀 가지, 꽃. / 踰垣(유원) : 담을 넘다. ‘越牆’과 같은 뜻이다. / 何非罪(하비죄) : 왜 죄가 아닌가, 어째서 죄가 아닌가?   [한역의 직역] 웃음의 힘   넝쿨장미가 지금 담을 넘고 있다 몸은 죄 범하는데 웃는 얼굴 즐겁다 누구나 체포 잊고 다 따라 웃는다 꽃의 월담은 어째서 죄가 아닌가   [한역 노트] 금전의 힘, 권력의 힘, 지식의 힘, 사랑의 힘, 웃음의 힘…… 심지어 힘의 힘까지 온갖 종류의 힘들이 세상에 넘쳐나도 사랑의 힘과 함께 웃음의 힘

    • 장마, 조영수

      <그림 : 김이조님> 장마 조영수 하느님도 우리 엄마처럼 건망증이 심한가 보다 지구를 청소하다가 수도꼭지 잠그는 걸 잊어버린 모양이다 콸콸콸콸, 밭에 물이 차서 수박이 비치볼처럼 떠오르고 꼬꼬닭도 알을 두고 지붕 위에서 달달 떨고 새로 산 내 노란 우산도 살이 2개나 부러졌는데 아직도 콸콸콸콸 하느님, 수도꼭지 좀 잠궈 주세요 [태헌의 한역] 霖雨(임우) 上帝亦復有健忘(상제역부유건망) 恐與吾母可比...

    • 사랑할 때는, 윤준경

      사랑할 때는   윤준경   사랑할 때는 불도 끄지 못했네 사랑할 때는 잠도 들지 못했네 사랑할 때는 꽃도 못 보고 사랑밖에는 아무것도 못했네   사랑 엎지를까 봐 모로 눕지도 못했네 뒤도 돌아보지 못했네   그대만 보고 가다가 넘어진 줄도 몰랐네   [태헌의 한역] 愛君時(애군시)   吾愛君時不熄燈(오애군시불식등) 吾愛君時不成睡(오애군시불성수) 吾愛君時不看花(오애군시불간화) 愛外諸事總不遂(애외제사총불수)   吾恐愛覆不側臥(오공애복불측와) 吾恐愛覆不後顧(오공애복불후고) 日日唯瞻君而行(일일유첨군이행) 全然不知吾身仆(전연부지오신부)   [주석] * 愛君時(애군시) : 그대 사랑할 때(는). ‘君’은 아래의 ‘吾(오)’와 함께 시구(詩句)의 의미의 완결성을 위하여 역자가 임의로 보충한 시어(詩語)이다. 吾(오) : 나. / 不熄燈(불식등) : 불을 끄지 않다, 불을 끄지 못하다. 不成睡(불성수) : 잠을 이루지 못하다. 不看花(불간화) : 꽃을 보지 못하다. 愛外諸事(애외제사) : 사랑 외의 여러 일들. 편의상 ‘사랑 밖에는 아무 일도’로 번역하였다. / 總不遂(총불수) : 모두 다 하지 못하다. 吾恐(오공) : 내가 ~을 걱정하다. 의미의 완결성을 위하여 역자가 보충한 시어이다. / 愛覆(애복) : 사랑이 엎질러지다, 사랑이 쏟기다, 사랑이 무너지다. / 不側臥(불측와) : 모로 눕지 못하다. 不後顧(불후고) : 뒤 돌아보지 못하다. ‘後顧’는 ‘顧後’와 같은 의미이며, 압운 때문에 도치되었다. 日日(일일) : 날마다. / 唯(유) : 오직, 다만. / 瞻君而行(첨군이행) : 그대를 (쳐다)보며 가다. 全然(전연) : 전혀, 도무지. 역시의 행문(行文)을 고려하여 보충한 시어

    • 밤기차, 안상학

      밤기차   안상학   칠흑 같은 밤 그대에게 가는 길 이마에 불 밝히고 달리는 것은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멀리서 기다리는 너에게 쓸쓸하지 말라고 쓸쓸하지 말라고 내 사랑 별 빛으로 먼저 보내는 것이다   [태헌의 한역] 夜間列車(야간열차) 漆黑夜中向君路(칠흑야중향군로) 額上架燈力飛馳(액상가등력비치) 此決非是路不熟(차결비시로불숙) 君在遠處待人兒(군재원처대인아) 唯願吾君不蕭索(유원오군불소삭) 先送愛心以星煇(선송애심이성휘)   [주석] * 夜間列車(야간열차) : 밤기차, 야간열차. 漆黑夜中(칠흑야중) : 칠흑같이 어두운 밤중에. / 向君路(향군로) : 그대에게 가는 길. 額上(액상) : 이마 위. / 架燈(가등) : 등을 달다. / 力飛馳(역비치) : 힘껏 나는 듯이 달리다. 此(차) : 이, 이것. / 決(결) : 결코. / 非是(비시) : ~이 아니다. / 路不熟(노불숙) : 길이 익숙하지 않다, 길에 익숙하지 않다. 君在(군재) : 그대가 ~에 있다. / 遠處(원처) : 먼 곳. / 待人兒(대인아) : 나를 기다리다. ‘人兒’는 친애하는 사람에 대한 애칭으로 흔히 애인(愛人)에 대하여 쓴다. 唯(유) : 오직, 그저. / 願(원) : ~을 원하다, ~을 바라다. / 吾君(오군) : 그대. / 不蕭索(불소삭) : 쓸쓸하지 않다. 先(선) : 먼저. / 送(송) : ~을 보내다. / 愛心(애심) : 사랑하는 마음. / 以星煇(이성휘) : 별빛으로.   [직역] 밤기차   칠흑 같은 밤에 그대 향해 가는 길 이마 위에 등 달고 힘껏 달리나니 이는 결코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대 멀리서 나를 기다리는 때문 그저 그대 쓸쓸하지 말길 바래 사랑의 맘 먼저 별빛으로 보내는 것   [한역 노트]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여행을 할 때마다 늘 3등 열차를 이용

    • 강물, 오세영

      ​강물 오세영 무작정 앞만 보고 가지 마라 절벽에 막힌 강물은 뒤로 돌아 전진한다 조급히 서두르지 마라 폭포 속의 격류도 소(沼)에선 쉴 줄 안다 무심한 강물이 영원에 이른다 텅 빈 마음이 충만에 이른다 [태헌의 한역] ​江水(강수) 切莫只看前方進(절막지간전방진) 江水逢壁轉身行(강수봉벽전신행) 切莫躁急亦促急(절막조급역촉급) 瀑布激流至沼平(폭포격류지소평) 無心江水到永遠(무심강수도영원) 空虛心舟達充盈(공허심주달충영...

    • 연잎, 문근영

      연잎   문근영   살랑거리는 연못의 마음   잡아 주려고   물 위에 꽂아놓은   푸른 압정   [태헌의 한역] 蓮葉(연엽)   淵心蕩漾(연심탕양) 欲使靜平(욕사정평) 水上誰押(수상수압) 靑綠圖釘(청록도정)   [주석] * 蓮葉(연엽) : 연잎. 淵心(연심) : 연못 한 가운데, 연못의 마음. / 蕩漾(탕양) : (물결 따위가) 살랑거리다. 欲使(욕사) : ~로 하여금 …하게 하다. 여기서는 ‘使’ 뒤에 ‘淵心’이 생략되었다. / 靜平(정평) : 평정(平靜). 고요하다, 고요하고 평온하다. 水上(수상) : 물 위. / 誰押(수압) : 누가 눌러두었나?, 누가 꽃아 두었나? 靑綠(청록) : 청록 빛. 푸르다. / 圖釘(도정) : 압정(押釘)의 중국식(中國式) 표현. 그림 따위를 고정시키기 위한 쇠못이라는 뜻이다.   [직역] 연잎   연못의 맘 살랑거려 고요하게 해주려고 물 위에 누가 꽂았나? 푸른 압정!   [한역노트] 바람에 살랑거리는 수면(水面)을 연못의 마음으로, 수면 위에 납작 엎드려 있는 연잎을 그 마음을 잡아주는 압정(押釘)으로 비유한 이런 동시(童詩)는 주된 독자인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유쾌하고 즐겁게 하기에 충분할 듯하다. 그리고 “살랑거리는 연못의 마음”이라는 시구(詩句)는 자연스레 ‘사람의 흔들리는 마음’으로 생각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게 한다. 연못과는 비교도 안 되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호수(湖水)에서 무시로 흔들리는 우리들의 마음은 무엇으로 잡아주어야 할까? 압정은 일종의 못인지라 아무래도 따끔거릴 테니 무엇인가 묵직한 것으로 눌러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예로부터 무엇인가를 눌러두는 돌을 ‘누름돌’로 불러왔다. 역자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