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글링 육아

  • "종합장이 뭔가요?"

    “요 앞 학교 준비물인 '종합장'이 뭔가요?” 입학식 날, 준비물이 빼곡이 적힌 가정통신문을 받았지만, 내용은 난해하기만 했다. ‘두꺼운 줄이 없는 종합장’. ‘줄이 두껍다는 건가?’ ‘종합장은 연습장이랑 뭐가 다르지?’ 만능 해결사라는 학교 앞 문방구에 들러 문의하니, 가로폭 부분 위쪽에 스프링이 달려 있고, 줄이 없는데 두께는 두터운 것이었다. 캐릭터 ...

  •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했다. 100년의 역사에 대한 믿음 보다는, 엄마의 일터와 가깝다는 이유로 택했던 유치원이었다. 어떤 엄마들은 재수, 삼수를 해서 입학할 정도로 선망한 유치원이었지만, 나는 지오가 다섯 살에 합격-이라고 해 봐야 전적으로 운에 의지하는 뽑기-하고도 다닐까 말까 고민했고, 다니는 3년 내내 힘들다고 투덜댔던 것 같다. 나의 불평은 다양했다...

  • 세상에서 제일 큰 보석

    지오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매달 부모회라는 것을 연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지내는 모습을 참관하고, 교육과 관련된 강의를 듣는 시간이다. 마치 검찰의 취조실을 엿보는 거울방과 같은 참관실은 몇 년째 편안한 공간은 아니었다.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기 마련일텐데, 아이가 무엇을 하고 노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관찰하는 게 도리어 내가 취조를 받는 듯한...

  • 누구의 딸도 아닌 나와 아이의 삶 속으로

    아이가 교회 유치부에서 자신에게 하나님을 알게 해 준 사람에게 선물해주는 등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하며, 엄마에게 '사랑합니다'를 붙여 등을 선물해줬다. 나이 들수록 살아가는 게 녹록치 않다. 하루 하루 몸도 마음도 더 풍요로워질 것을 기대했지만, 삶의 더께는 더욱 두터워지는 듯 하다. 육체의 나이가 들수록 에너지마저 부족해지니 때때로 삶은 즐거움보다 의무 ...

  • 일곱살 아이, 핸드폰 괜찮나요?

    가끔 아이의 친구, 그리고 친구의 엄마들과 함께 만날 때면 각기 다른 교육 방식들이 부딪히곤 한다. 한 가정에서는 허용되는 것이 다른 가정에서는 금지이거나, 반대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면 아이들은 질문이 많아진다. “엄마, 엄마는 게임을 어떻게 생각해? OO엄마는 절대 반대래.” “글쎄, 엄마는 꼭 반대는 아니지만, 주의...

  • 외증조할머니를 보내 드리며

    “지오야. 외증조할머니 병원에 계신 것 알지? 좀 안 좋아 지셔서 삼촌이 전화를 했네.” 지오를 재우던 중, 막내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외할머니가 위독하셔서 가 봐야 할 것 같다는 전갈이었다. 외할머니가 중환자실에 잠시 계시다 좋아져 일반병실로 옮긴 지 1주일만의 일이었다. “돌아가실 것 같아?”일곱 살 아이의 낮은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좀 힘드신가봐....

  • 프랑스 아이처럼

    언젠가 나와 친한 친구가 나에게 버럭 화를 낸 적이 있다. "내가 네 친구 맞니? 넌 왜 상의하는 법이 없어?" 일을 다 저질러놓고, '어쩔 수 없었어. 어떡하지'라고 종종거리는 내게 한 말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나는 좀처럼 누구와 상의하지도 않고, 자랑하지도 않고, 나 혼자 매번 마음 속에 천둥이 쳤다 바람이 불다 맑았다 해도 그냥 겉으로는 무표정한...

  • "속초 다녀왔다" 선생님 편지에 아이 하는 말이…

    "엄마! 나랑 레고 만들자." "엄마! 나랑 터닝메카드 배틀하자." 아침부터 지오의 친구가 되어주어야 하는 요즘. 무려 40일에 달하는 유치원의 여름방학이 실감난다. 게다가 35도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무더위에 에어컨이라도 켜면 지오는 "으슬으슬하다"며 인공적인 바람을 싫어하는 터라, 에어컨을 끄고 땀을 뻘뻘 흘리며 '불쾌지수'에 서로 짜증을 내기 일쑤다....

  • 아이의 눈높이, 놀이와 학습

    “밥 먹고, 공부하고, 자고, 밥 먹고, 공부하고, 자고... 엄마는 나랑 안 놀아주잖아!” 유치원 방학을 맞은 아들래미는 늦잠을 자는 호사를 누린 뒤에는 심심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언뜻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구적인 엄마인가 싶어서 혼자 기분 좋아하다 정신이 번쩍 났다. 지오의 눈높이에 비친 나는 결국 세 가지 모습 뿐인가 싶어서였다. 무엇인가를 먹...

  • '터닝메카드' 열풍 어느 정도길래…일곱 살 지오의 '덕후질'

    ‘터닝메카드’ 포스터. 아이들 세계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다. 요즘 인기 콘텐츠는 단연 ‘터닝메카드’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터닝메카드’ 열풍은 아이들에게 가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평소 관심사가 달라 놀이를 하다보면 한 두 번씩 다투기도 하던 일곱 살 아이들도 ‘터닝메카드’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더없이 화기애애하다. 지오는 몇 년 동안 ‘...

  • "엄마, 나는 왜 유치원에 아빠가 데려다줘?"

    "엄마, 대부분 친구들은 엄마가 유치원에 데려다 주잖아. 근데 왜 우리는 아빠가 데려다 줘?" 네 살 때부터 집에서 먼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닌 지오가 어느 날 물었다. 엄마 회사 앞 어린이집에 지원해 합격을 해 놓고도, 등원 전에 엄마가 이직을 하는 바람에 어린이집 등원은 오롯이 아빠의 몫이었다. 다섯 살에 들어간 유치원은 100년 전통의 유치원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