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Education)은 가르치는 행위(Teaching)와 배우는 행위(Learning)의 결합이다. 가르치는 행위가 선행하지 않으면 배우는 행위는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두 가지 행위의 우선순위를 가린다면 전자가 우선한다.



이러한 선후관계를 무시하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배우는 행위를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가르치는 행위에 심각한 장애가 초래되기 십상이다. 강사평가 또는 교수평가의 맹점은 결과적으로 가르치는 행위를 간섭함으로써 교육 행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강사평가 또는 교수평가를 시행한다면 그 주체는 강사 또는 교수 본인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강사 또는 교수는 평가 결과를 사후에 통보 받는 객체가 아니라 교수활동을 스스로 촉진하기 위한 주체로 인식되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Teacher)이 객체가 된 평가는 소위 인기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배우는 사람(Learner) 모두가 인기 위주의 투표를 하지는 않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다.



물론 가르치는 내용(Contents)에 따라 강의 스킬이 우선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특정 행동 방식이나 태도를 반복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는 감성적인 부분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보다 중요할 수 있다.



반면에 심도 깊은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는 가르치는 내용의 폭과 깊이가 중요하다. 거시적인 측면과 미시적인 측면을 종합하여 전체를 꿰뚫는 통찰력(Insight)이 다양한 관점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지식과 기술의 폭이 넓고 깊이가 깊을수록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경우에 가상 상황을 설정하여 가르치려 하면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롤 플레잉, 시뮬레이션 등 각종 기법을 동원할 수 있으나 별반 남는 게 없다.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은 각종 현란한 기법을 동원하는 것 보다 단순한 관찰과 직접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강사평가와 교수평가를 강사나 교수 본인이 아닌 제 3자가 시행하고자 한다면 평가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강사평가와 교수평가를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시행하려면 피드백과 개선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



교수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평가와 업적 내지 실적 평가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평가 내용도 단순한 만족도가 아닌 학업성취도, 현업적용도, 성과달성도 등의 구체적인 항목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요컨대 강사평가와 교수평가가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 자체를 위축시켜서는 안된다. 분명한 평가 철학과 방향을 정립한 후 평가의 본래 목적에 충실하게 제한적으로 활용하되 검증 과정을 거쳐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수순이다.


한경닷컴 교육센터 원장 / 월드클래스에듀케이션 대표 문 종 성 /
jsnetwor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