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경 다산홀에서 열린 ‘한경 HiCEO 1주년 기념 특별 다산포럼’에 다녀왔다.

그간 HiCEO의 1년간 발자취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초청특강이 있었다.
그간 그를 신문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간간히 접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얼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당연히 강연을 들은 것도 처음이었다.

필자는 이날 강연을 듣기 전에는 그저 세계 최고봉인 히말리아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산악인 중의 한 명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하는 것이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 조차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이지만, 마음 속 한편으로는 어느 한 분야에 세계 최고의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강연을 시작되고 그의 뜨거운 열정과 신념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 엄홍길 대장님께 죄송한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렇게 생각한 나 자신이 한 없이 부끄러웠다.

그는 세계 최초 8,000m 16좌(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좌 + 얄룽캉, 로체샤르 2좌) 완등에 성공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매 순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이루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고통과 함께 이룩한 위업이었던 것이다. 산을 오르면서 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눈물을 머금고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했으며, 죽음의 문턱을 수 차례 오가고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극한의 상황에 수십 번이나 부딪치면서 말이다.

필자는 과연 무엇이 그로 하여금, 목숨을 걸고서라도 산을 오르게 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 함께 살면서 자연스레 산을 좋아하고 됐고, 그러면서 높은 산을 오르고 싶은 강렬한 열망이 생겼으며, 이런 열망이 자신으로 하여금 더 높은 산 그리고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수 없이 포기하고 싶었을 때, 수 없이 위기를 맞이할 때,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들의 얼굴을 수도 없이 떠올렸다고 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일 수도 있는 매 순간 설사 목숨을 잃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그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들의 희생을 절대로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 때문이기도 했으리라.

에베레스트 등정으로부터 시작하여,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 그리고 16좌 완등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또 다시 더 높은 차원의 다음 목표를 설정하여, 바로 이를 행동으로 옮기며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온 그는 그의 말처럼, “성공은 또 다른 시작이다.”이었던 것이다.

그의 강연을 들으면서 문득 “소명은 ‘마음 깊은 곳에서의 기쁨’과 ‘세상의 절실한 요구’가 만나는 지점이다.”라는 프레더릭 뷰크너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에게 있어서는 ‘높은 산을 오르고 싶은 강렬한 열망’이 ‘내면의 자아로부터의 기쁨’이었으리라.

그의 이 ‘내면의 자아로부터의 기쁨’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간절히 힘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의 불굴의 의지력과 세상 모든 이들로 하여금, 먼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며, 그 여정이 아무리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필요로 하는

‘세상의 절실한 요구’와 맞닿아 있으리라.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가 산을 오르는 것은 어쩌면 하늘이 준 그만의 바로 이 ‘소명’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소명이 있기에, 그의 도전은 그가 살아있는 한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혹, 지금 이 순간 다이어트를 하고자 굳게 마음먹고는 음식의 유혹 때문에 혹은 꾸준히 운동을 하기로 결심해 놓고는 이내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그래서 늘 실패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엄홍길 대장의 말을 기억하자. “살아있는 한 절대 포기하지 말라.” 히말라야 8,000 미터를 기억하자!

그가 강연을 마칠 즈음 청중에게 던진 말이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아름다운 단어는 ‘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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