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2학년을 마친 학생이 나를 찾아왔다. 그 학생이 나를 찾아온 이유는 “이번 겨울 방학에 어떤 것을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영어를 잘 못하는 데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를 물어보았다.

내가 그 학생에게 해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취업하는데 영어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즉, 취업과 영어는 연계하지 말라는 것었다.대기업에 가려고 하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직원이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없다. 단지, 너의 성실성과 꾸준함을 보기 위한 방안으로 영어 점수가 고려될 뿐이다.

둘째. 기업에 취직하려면 기업에서 필요한 능력을 가지면 된다. 프로그램도 배우고, 인공지능도 공부해서 자격증도 따고, 빅데이터 세미나도 참석해 보고….

그리고 해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24년 동안 영어를 공부해도 아직도 잘 못하는데, 이번 겨울 방학에 독하게 하면 잘 하겠니?  이제 영어는 잊고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서 결과를 내 보는 것이 어떤가?. 내가 보기에 너는 프로그램을 짜는 재주는 없는데, 다만 남에게 잘 설명하는 재주가 있으니, 컴퓨터 분야의 컨설팅이나 아키텍터를 목표로 해서 개념과 응용 중심으로 컴퓨터를 공부해 보렴”

어쩌면 포기는 모든 일을 확실하게 하는 행동이다. 포기하지 않으므로 지고가야 하는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어학에 재주가 없는 학생들이 영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좌절하는지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남들이 대학에 간다고 따라가고, 남들이 학원가면 나도 가야하고……

이제, 포기할 건 포기하고 사는 삶의 가치를 깨달을 때가 되었다. 꼭 남들처럼 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나의 삶을 사는 것,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을 포기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 사회생활 선배로서 이야기하고 싶다.

나에게 상담했던 학생은 영어를 포기하고 이번 방학에  파이썬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결과가 어떨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지금 이순간 그 친구는 영어공부를 하는 것보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가끔 나를 찾아와서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모습이 제법 대견하다.

 

조민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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