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보다 아부가 인정받는다면?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어느 회사의 병폐 설문 조사 결과

회사 변혁을 추구하는 조직인 영보드(3년차 이상 사원 및 대리)들에게 하나의 과제를 요청했습니다. 회사에서 시급하게 고쳐야 하는 병폐 10가지를 선정하여 개선 추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제였습니다. 영보드들은 우선 회사 병폐 30개를 선정하고 전 임직원에게 어느 정도 인정하는가 5점 척도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이 중에 4, 5번에 체크한 문항 중 긍정응답율이 높은 10개를 최종 선정했습니다. 첫번째 병폐는 부서와 개인 이기주의였고, 두번째가 성과와 역량보다는 상사와의 관계가 우선이라는 문항이었습니다. 영보드들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표어 하에 평가의 공정성과 함께 집단과 개인 평가 결과의 차별 확대 방안을 가져왔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집단과 개인 성과 보상의 차별 확대는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생산 공장이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라 영보드들과 장시간 토론을 했습니다. 상사와의 관계가 좋은 것과 아부는 어떻게 구별되는가 질문했더니 관계가 좋은 것은 바람직하고, 아부는 병폐라고 합니다. 상사와의 관계가 좋은 것과 아부, 상사에게 무조건 순응하고 복종하는 것은 구별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상사가 좋아하는 직원은?

성과가 높은 조직의 특징 중 하나는 상사의 철학과 원칙, 전략과 방안이 직원들에게 잘 내재화되어 이를 업무에서 실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향하는 모습과 생각이 같으면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달성되는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상사의 생각, 전략과 방안이 구성원의 그것과 다르다면, 조직과 직원은 갈등이 지속되며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조직 내에서 했다주의가 성행하면 조직장과 본인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조직장의 지시에 따르는 척은 하지만, 직원들이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상사가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독자적이고 자율적으로 해내며, 성과에 기여하는 직원입니다. 하지만, 이런 직원보다는 자주 찾아와 이런 저런 이야기해 주며 자신을 좋아하는 직원을 상사는 더 좋아합니다. 상사와의 관계가 좋으면 상사가 원하는 방향이나 전략, 업무 스타일과 상사의 장 단점을 알고 일을 하기 때문에 빗나가는 경우가 적습니다. 무엇보다 자주 찾아가 묻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방향의 일을 추진하지는 않습니다. 상사를 좋아하는 직원들은 상사에게 다가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실력은 있지만, 상사와 코드가 맞지 않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일의 방향이나 추진에 갭이 있을 수 있고, 자주 찾아가지 않기 때문에 오해와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상사와의 관계가 좋다는 것도 하나의 실력이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아부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실력 아닐까요? 구별해야 할 점은 상사에게 무조건 순응하고 시키는 것을 그대로 하고, 시키지 않는 것은 생각도 하지도 않는 비굴한 모습입니다. 아부는 상사의 기분을 맞춰가며 자신이 즐겁게 일을 추진하는 장점이 있지만, 비굴하게 복종하는 것은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그냥 두렵거나 귀찮아서 등 여러 이유로 무조건 복종하는 것입니다. 이런 직원은 그 어느 상사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성과입니다.

직장생활은 실력과 성과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어떨까요?

실력이 있는 사람은 상사를 이해하고 보완합니다. 상사와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상사의 가슴 속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상사가 의도하는 것을 인식하고 사전에 조치합니다. 상사가 꿈꾸는 모습을 공감하며 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창출합니다.

실력 있는 사람 중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를 갖고 있으며, 분명한 미션과 비전을 형상화하고 전략과 방안을 구체화합니다. 과정을 소중히 여기며 매 순간 도전하며 최선을 다하며 즐깁니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다고 하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력 있는 사람은 조금 앞선 타이밍을 가져 갑니다. 변화를 읽고 앞단에서 실행합니다. 이들은 일이 지연되거나 마감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들은 상사와 관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에 상사의 지원과 영향력을 이끌어 내는데 능숙합니다.

실력 있는 사람은 결과물의 성과로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과정이 완벽했다 해도 결과가 없으면 그 책임을 집니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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