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졌어도 잘 싸웠다'…희망 품고 돌아온 여자농구 대표팀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서 강호들을 상대로 '졌지만 잘 싸운'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희망을 품고 귀국했다.

전주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2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참가 차 5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하는 박지수(KB)를 포함한 12명의 선수와 코치진은 '팀 코리아'가 적힌 스포츠 단복을 입은 채 입국장에 들어섰다.

대표팀은 이번 도쿄올림픽 조별리그에서 3연패를 당해 A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졌지만 잘 싸웠다'고 할 만한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들의 표정은 마냥 어둡지 않았다.

한국 여자농구는 지난해 2월 세르비아에서 열린 최종 예선을 통과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대회 전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데다 조별리그에서 만만치 않은 강팀들을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19위인 우리나라는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한 조로 묶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으나 지난달 26일 스페인과 1차전에서는 69-73으로 팽팽히 맞서다 패했고, 이달 1일 세르비아와 3차전에서도 61-65로 4점 차 석패를 기록했다.

캐나다와 2차전에서는 53-74로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이 경기에서도 3쿼터까지는 상대에 잘 맞서는 투지를 보여줬다.

'대들보'인 박지수와 유망주 박지현(우리은행) 등 어린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제 기량을 펼친 것도 하나의 수확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할 자신감을 얻었다.

전주원 감독은 세르비아전을 마친 뒤 "이제 시작의 단계"라며 "이번 결과를 계기로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느끼고 잘해준다면 다음 대회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최선을 다하고 돌아온 여자농구 대표팀은 공항 한곳에 둥그렇게 모여 '파이팅'을 외치며 짧은 인사를 나누고는 웃으며 해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