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 줄인 케빈 나, 1년3개월 만에 우승 찬스
재미동포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38·사진)가 하루 만에 9타를 줄이는 맹타를 앞세워 통산 5승을 정조준했다.

케빈 나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9언더파 61타를 쳤다. 중간합계 16언더파 194타로, 호아킨 니에만(22·칠레)과 공동 2위다. 18언더파를 기록한 선두 브렌던 스틸(미국·37)과는 2타 차다. PGA투어 통산 4승을 올린 케빈 나는 2019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이후 약 1년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할 기회를 맞이했다.

공동 19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케빈 나는 2번홀(파4)과 4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예열을 마쳤다. 9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옆 2.5m에 붙이며 만든 이글 기회를 살린 케빈 나의 기세는 후반에도 계속됐다.

케빈 나는 11번홀(파3), 12번홀(파4), 13번홀(파4),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신바람을 이어갔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홀 2m가량에 붙인 뒤 1타를 더 줄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케빈 나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50%에 불과했다. 하지만 고감도 퍼트를 바탕으로 25개의 퍼트로 3라운드를 마무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골프닷컴은 “케빈 나가 그린 위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집게 그립을 잡을 때마다 공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며 “티샷이 흔들리면서 페어웨이를 놓쳤지만, 신들린 퍼트감이 그를 도왔다”고 평가했다. 케빈 나는 “코스가 평탄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스코어가 많이 나고 있다”며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이어가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김시우(26)가 공동 23위(11언더파 199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2라운드 공동 35위에 그쳤던 김시우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 순위를 10계단 이상 끌어올렸다. 전날 15위였던 최경주(51)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39위(9언더파 201타)로 내려앉았다. 이경훈(30)도 공동 39위에 올랐고, 임성재(23)는 공동 60위(6언더파 204타)로 3라운드를 마쳤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