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이던 쇼트게임은 "맘 비웠더니 잘 된다…PGA 선수 수준 목표"
세계랭킹 1위 박성현 "새벽에 직접 확인…오래하고 싶다"
"잠이 안 와서 새벽까지 뒤척이다 새벽 1시쯤 SNS에 '축하한다'는 댓글이 달렸길래 확인해보니 1위가 됐더라. 두번 대회 치르고 1위가 되니 기대 밖이었다"
5일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성현(25)은 세계 1위가 된 사실을 사실상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여자골프투어 더 컨트리클럽 인비테이셔널 출전을 위해 필리핀에 온 박성현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세번째 세계1위다.

첫번째보다 두번째, 세번째는 좀 덤덤하다"면서 "두번째 1위가 됐을 때 10주를 지켰는데 이번엔 더 오래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를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5승으로 밝힌 박성현은 "샷이 좋아졌다.

가장 샷 감각이 좋았던 때가 2015년인데 그때 느낌"이라면서 "시즌 첫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 때부터 샷이 좋았고 (우승한)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는 아주 자신감이 차 있었다"고 말했다.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생애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는 박성현은 "샷도 잘 됐지만 무아지경에서 경기할만큼 집중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8번홀에서 위기에 빠졌을 때도 캐디에게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니 3초쯤 뒤에 '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공이 놓인 위치가 너무 나빴지만 용기를 냈더니 잘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에게 영원한 숙제일 것 같던 쇼트게임에서 실수가 거의 없는 이유를 묻자 "부담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잘 되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미국 진출 때 내 약점이 쇼트게임이라는 사실을 잘 아니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부담감이 외려 독이 됐던 것 같다"면서 "(핀에) 붙든, 안 붙든 내 하던 대로 하자고 마음먹었고, 나보다 더 못하는 선수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며 웃었다.

박성현은 "그러나 쇼트게임은 아직 숙제인 건 틀림없다"면서 "PGA투어 선수들 수준의 쇼트게임을 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작년에 박성현을 괴롭히던 퍼트 부진도 이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진단이다.

그는 "작년만 해도 퍼트 어드레스 때 몸이 볼에서 멀었고 스탠스도 넓었다.

볼에 가깝게 서려고 노력했고 좋았을 때 감각을 찾았다"고 말했다.

6일부터 필리핀투어 대회에 나서는 박성현은 "생각보다 코스가 어렵고 바람이 많이 불어 쉽지 않겠더라"면서 "현지에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좀 부담스럽긴 하다"고 몸을 낮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