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대륙 간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 첫날 미국이 오전 경기에서 3승 1패로 기선을 잡았다. 필승조로 꼽혔던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43)와 ‘풍운아’ 패트릭 리드(28)가 패배했을 뿐 나머지 3팀이 모두 이겨 25년 만에 원정경기 패배 사슬을 끊을 발판을 다졌다.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남서부 일드프랑스의 르골프나시오날 알바트로스 코스에서 열린 제42회 라이더컵 골프대회 첫날 포볼 경기에서 우즈-리드 조를 제외한 미국 3개 조가 승리를 따냈다.

라이더컵은 28, 29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포볼과 포섬 네 경기를 치르고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12개의 싱글 매치플레이로 우승팀을 정한다. 포볼은 2인 1조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그 팀의 점수로 삼고, 포섬은 공 하나로 두 명의 선수가 번갈아 경기하는 방식이다. 경기에서 이기면 승점 1점을, 비기면 0.5점을 가져간다. 지면 승점이 없다. 어느 팀이든 14.5점 이상을 먼저 따내는 팀이 승리한다.

미국은 이날 두 번째 조로 나선 더스틴 존슨-리키 파울러 조가 유럽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토르비에른 올센(덴마크) 조를 4홀 차로 완파하며 손쉽게 승점 1점을 선취했다. 첫 조로 출격한 브룩스 켑카-토니 피나우도 유럽의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욘 람(스페인) 조를 상대로 고전을 펼치다 가까스로 1홀 차 승리를 따냈다. 켑카-피나우 조는 15번홀까지 1홀을 끌려갔으나 16번홀을 따내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켑카가 파를 지키며 승부를 뒤집었다. 세 번째 매치업인 저스틴 토머스-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와 폴 케이시-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의 맞대결에서도 미국이 1홀 차 승리를 지켜 3-0을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조로 출전한 미국의 우즈-리드 조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조의 경기. 미국팀 단장 짐 퓨릭이 필승 카드로 내세운 우즈-리드 조는 9, 10번홀을 연달아 따내 2홀 차 리드를 잡았으나 곧바로 11, 12번홀을 내줘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팽팽하던 승부는 15번부터 17번홀을 유럽이 내리 가져가며 순식간에 기울었다. 미국은 24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우즈와 그동안 라이더컵, 프레지던츠컵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이 붙은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리드를 한 조로 묶었으나 첫날 포볼 경기에서 유일한 패배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2012년 대회 이후 처음 라이더컵에 선수로 나온 우즈는 8년 만의 라이더컵 우승 신고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우즈가 라이더컵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2010년 대회 마지막 싱글매치플레이에서다. 당시 우즈는 몰리나리를 맞아 4&3(3홀 남기고 4홀 차로 앞섬)으로 승리했다.

한편 오후 경기인 포섬은 존슨-파울러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로즈, 버바 왓슨-웨브 심프슨(이상 미국)과 이언 폴터(잉글랜드)-매킬로이 조의 맞대결로 시작됐다. 이어 필 미컬슨-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알렉스 노렌(스웨덴), 토머스-스피스와 몰리나리-플리트우드 대결로 첫날 경기를 마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