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켈레톤 김지수의 도발 "윤성빈·두쿠르스 이기겠다"
"(윤)성빈이와 두쿠르스를 이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화이팅!"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 출전할 김지수(24·성결대)의 한마디에 기자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옆에 앉아있던 윤성빈(24·강원도청)은 동갑내기인 김지수의 도발(?)을 예상하지 못한 듯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평창올림픽 개막을 9일 앞두고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의 미디어데이 행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윤성빈, 김지수, 정소피아(25·강원BS경기연맹) 등 스켈레톤 대표팀 3인방 중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윤성빈이었다.

올 시즌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의 장기 독재에 종지부를 찍은 윤성빈은 실수만 하지 않으면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세계랭킹은 윤성빈 1위이고 두쿠르스 4위로 처져 있지만 '양강 구도'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지수는 세계랭킹 25위로 이들과 격차가 크다.

이런 김지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윤성빈과 두쿠르스를 넘겠다고 선전 포고를 한 것이다.

물론 이를 언짢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표팀의 이용 총감독은 김지수의 컨디션이 좋을 땐 윤성빈과 기록 차이가 크지 않다며 오히려 그를 치켜세웠다.

이 총감독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메달을 빼앗기고 평창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러시아의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를 언급하며 "윤성빈, 두쿠르스에 이은 동메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김지수의 기를 살려줬다.

썰매에서는 스타트와 주행 실력이 두루 좋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김지수의 스타트 기록은 윤성빈과 0.01∼0.02초밖에 차이가 안 난다.

하지만 아직은 트랙을 매끄럽게 내려오는 실력이 부족해 최종 기록은 0.5초가량 뒤진다.

김지수의 도발에 취재진은 윤성빈한테 '두쿠르스와 김지수 가운데 누가 더 신경 쓰이느냐'는 농담이 섞인 질문을 했다.

윤성빈은 "고민이 된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올림픽] 스켈레톤 김지수의 도발 "윤성빈·두쿠르스 이기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