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식 이후에는 '함구령'…머리 감독도 인터뷰 거절
담담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잘 맞춰보겠다"
북한 선수들과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비교적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결단식에 대한민국 선수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새러 머리 감독을 비롯해 김도윤 코치 등 코치진과 선수 23명 전원이 함께했다.

남북 단일팀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공식 석상에 거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됐다.

행사 전에 만난 제니 김 노울즈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평정심을 갖고, 흔들림 없이 루틴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도희는 "작년에 (세계선수권에서 북한과) 맞대결했을 때 우리보다 전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함께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잘 맞춰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단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축하공연 중에는 단체로 손을 높이 흔들며 발랄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결단식 이후의 분위기는 또 달랐다.

선수들은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리자 입을 굳게 닫았다.

인터뷰 요청을 사양한 선수들은 도핑 교육이 끝나자마자 대기 중인 버스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담담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잘 맞춰보겠다"
머리 감독도 "미안하다. 지금 이야기하기 힘들다"며 자리를 피했다.

머리 감독은 지난 22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자신은 물론 선수들 휴대전화와 SNS를 통해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자 이대로는 정상적인 훈련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머리 감독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목적에 우리 팀이 활용되는 상황은 힘들지만,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선수들에게 에너지 낭비 말고 훈련에 집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5일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파견한다.

남북은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단일팀 참가 명단은 기존의 우리 선수 23명에서 북한 선수 12명이 추가된 35명으로 확대됐고, 경기에는 북한 선수 3명이 출전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