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이 '생일 송'까지 울리고 패배하자 최룡해 말없이 퇴장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리우올림픽 탁구 경기장을 다시 찾았다.

최 부위원장은 이날 열린 탁구 여자단식 준결승 북한 김송이와 중국의 딩닝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틀 전 김송이의 16강 경기를 관람한 데 이어 탁구장 방문은 두 번째다.

경기 시작 후 모습을 드러낸 그는 경호원을 대동해 경기장으로 들어온 뒤 2층 기자석 앞에 앉았다.

그는 김송이가 포인트를 얻을 때마다 두 손을 마주치는가 하면, 아쉽게 잃을 때는 아쉬움의 탄성을 내기도 했다.

경기를 보며 옆에 앉은 수행원과 뭔가 얘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2세트에서 김송이가 46번의 랠리 끝에 1점을 추가하자 수행원들과 함께 두 손을 높게 쳐들어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세트스코어 1-1 상황에서 김송이가 2, 3세트를 모두 빼앗기며 패색이 짙자 얼굴이 굳어지기도 했다.

이어 1-4로 경기가 끝나자 입을 굳게 다물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귀빈실로 자리를 옮겨 김송이와 김진명 탁구 감독을 격려했다.

귀빈실에는 마침 이번 올림픽 관람차 리우를 방문해 탁구 경기장을 찾았던 모나코 왕자 알베르 2세가 있었다.

국제올림픽위원(IOC) 위원이기도 한 알베르 2세 왕자와 앉는 자리는 달랐다.

경기장 관계자는 "둘이 같이 있었지만, 서로 다른 자리에 앉았고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최 부위원장은 모나코 왕자가 먼저 나간 후 귀빈실을 떠났다.

그리고 200m가량 떨어진 주차장으로 옮겨 윤성범 북한 선수단장 등 선수단을 격려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날 경기에는 윤 단장을 비롯해 북한 응원단 20여명도 김송이를 응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장내 아나운서가 김송이의 생일이라고 알리면서 생일 송이 울리기도 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