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오프 7시간 전 도착 예정… 불참하면 벌금 1천145만원도

나이지리아 축구대표팀이 비행기 푯값을 내지 못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첫 경기 시간을 맞추지 못할 황당한 처지에 놓였다.

일본 교도통신은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4일 오후 9시(이하 현지시간)에 시작할 예정인 올림픽 남자축구 B조 일본과 예선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경기가 열리는 마나우스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했던 나이지리아의 공식 연습과 기자회견 모두 열리지 못했다.

나이지리아 축구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20년 전 아프리카 최초의 축구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캠프를 차렸다.

원래 계획은 지난달 29일 브라질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나이지리아 축구협회가 비행기 티켓을 준비하지 못해 취소됐다.

출발 일정을 이달 1일로 변경했지만, 이번에도 티켓을 준비하지 못했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지자 2일 전세기를 부랴부랴 마련했다.

하지만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항공사에 전세기 임대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이마저도 취소됐다.

나이지리아 측에서 4번째로 잡은 비행 일정은 4일 오전 7시에 애틀랜타를 떠나, 킥오프 7시간여 전인 오후 2시 15분에 마나우스에 도착하는 것이다.

이들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호텔로 향해 짐을 풀고 경기장에 나가야 한다.

이번에도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벌금 부과와 함께 몰수패를 당하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아니라 팀과 협회의 과실로 경기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1만 스위스프랑(약 1천145만원)이 부과되고, 몰수패 혹은 재경기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유가 없는 올림픽 일정을 고려하면, 나이지리아는 몰수패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데구라모리 마코토 일본 대표팀 감독은 "나이지리아는 올림픽 챔피언이 된 적도 있다. 선수들에게는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모든 상황을 머리에서 지우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일본은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당시에는 아직 완전한 전력이 아니었지만, 나이지리아전은 100% 컨디션으로 나설 것이다. 목표는 선취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