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2부)투어가 총 15개 대회 중 10개 대회를 치른 가운데 상위권 선수들이 속속 스폰서 계약을 마치고 있다. 올 시즌 KLPGA 정규투어에서 '신인 돌풍'이 거센 까닭에 드림투어의 스카우트 경쟁에 일찌감치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올해 여자 프로골프계에서는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왕인 조윤지(19 · 한솔 오크밸리)를 비롯해 이정민(18 · 삼화저축은행) 등이 정규투어에서 우승을 거두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드림투어는 정규투어와 마찬가지로 10개 대회의 우승자가 모두 다른 춘추전국시대다. 절대 강자가 없는 가운데 상위권 선수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조윤희(27) 장수화(21) 등이 소속해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은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김유리(18 · 사진)와 최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드림투어 시드전을 1위로 통과한 김유리는 아직 우승이 없지만 대회마다 꾸준한 성적을 내 드림투어 상금랭킹 2위(1670만원)를 달리고 있다. 큰 키(170㎝)에서 뿜어내는 260야드의 장타와 끈질긴 승부근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또 지난 1일 상금 순위 9위(1120만원)인 정한나(19)와 2년간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상금 1위(2300만원)인 이민영(18)은 일찌감치 ADT캡스와 손을 잡았다. 또 드림투어에서 뛰고 있는 조혜지(19)와 오세라(22)도 ADT캡스의 모자를 썼다. ADT는 이들 선수를 주축으로 내년 시즌 정규투어 골프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상금 3위인 이윤영(18)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골프단에 둥지를 틀었다. 상금순위 5위(1330만원)와 6위(1250만원)인 김빛나(19)와 최혜정(21)은 각각 CT&T,보광 휘닉스파크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주(18 · CJ오쇼핑)도 CJ로고가 박힌 모자를 썼다.

국가대표 출신 장하나(18 · 삼화저축은행) 양제윤(18 · LIG) 김세영(17 · 미래에셋) 등도 일찍이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다. 이들은 당초 드림투어 상금왕을 다툴 '대어'로 꼽혔으나 기대와 달리 상금랭킹 10위 바깥에 머물고 있다.

드림투어 상위 선수들은 보통 계약금 4000만~6000만원을 받고 2년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다. 110명 정도가 출전하는 드림투어의 대회 당 총상금은 4000만원이고 우승 상금은 800만원이다. 모든 투어가 끝난 뒤 상금 순위 3위까지 다음 해 정규투어 출전권(시드)을 준다.

나머지 선수들은 연말 시드순위전에 출전,50위 내에 들어야 정규투어에서 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드림투어 유망주를 잡으려는 물밑 움직임이 치열했다"며 "5개 대회가 남았지만 유망주 중 다수가 둥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