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롯데가 맞붙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화끈한 공격 야구를 지향하는 양팀 감독의 색깔로 볼때 '공격 첨병'의 활약상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공산이 커졌다.

29일 1차전에서 김주찬(롯데)과 이종욱(두산)의 기여도는 극과 극이었다.

정규 시즌에서 타율 0.310을 때리고 홈런 7방에 도루 34개, 타점 51개를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주찬이 잠실벌에서 펄펄 날아다닌 반면 이종욱은 한 번도 1루를 밟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시즌 중 수비하다 동료와 부딪혀 크게 다치기도 했던 이종욱은 올해 타율 0.276을 때리는 데 그쳤다.

특히 이종욱은 6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묶였던 롯데 선발투수 조정훈에게 삼진을 2개나 당하며 약점을 노출했다.

1-1로 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포크볼에 삼진으로 돌아선 장면은 이날 승부를 가른 분수령이 됐다.

이종욱과 고영민이 6회까지 6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이면서 두산은 김현수-김동주-최준석-손시헌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롯데에 2-7로 완패했다.

두산의 물꼬가 막힌 반면 롯데는 김주찬이 5타수3안타를 때리고 2타점을 올리며 그라운드를 휘저으면서 경기 후반 두산의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벗어났다.

3회초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투수 견제사에 걸려 찬물을 끼얹기도 했지만 2-1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8회초 1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조성환의 3루타 때 홈을 밟았고 5-2로 달아난 9회초 1사 1,3루에서는 다시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볼카운트 2-1, 2-2, 2-0 등 타자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김주찬은 집중력 있게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렸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김주찬은 올해 두산과 경기에서 타율 0.297을 때렸고 이종욱은 롯데 경기 성적이 시즌 타율에도 못 미치는 0.185에 머물렀다.

대신 이종욱은 베이징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큰 경기에서 뛰었던 경험이 많아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불과 세 번째인 김주찬을 능가한다.

정교한 타격, 빠른 발을 앞세워 소속팀 득점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톱타자 두 명이 가을잔치에서 집중 견제를 뚫고 활발하게 녹색 다이아몬드를 누빌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