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이 호주와 평가전 승리를 발판 삼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성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친선경기에서 3-1로 이긴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홈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고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지성은 하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있고 유럽 팀을 상대로 강점을 살려야 한다"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월드컵에서 강한 팀을 상대로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은 또 호주와 평가전을 앞두고 "해외파와 국내파가 따로 훈련을 시작한 것이 이날 경기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느냐'란 질문에 "조직력에서 문제는 없었지만 이틀을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목표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K-리그가 잘못인지 (K-리그와 축구협회) 둘 다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수 관점에서는 이런 일이 다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박지성은 또 자신에게 적합한 포지션을 묻는 말에는 "어떤 포지션이 좋다기보다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고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했다.

쐐기골을 넣은 대표팀 공격수 설기현(풀럼)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골도 넣고 기쁘다"면서 "지성이의 크로스가 좋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더 열심히 하고 기회가 나오면 골로 연결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기현은 또 "박주영과 이근호는 좋은 스트라이커이면서 빠르다.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젊은 공격진과 조화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설기현은 '반쪽 훈련'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당장 결과보다는 월드컵에서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면서 "문제는 당연히 나온다.

문제가 나온다고 걱정하기보다 그런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K-리그에서 뛰는 기성용(서울)도 "이번 평가전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면서도 "소속팀과 대표팀에 모두 공헌을 하고 싶은 데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소속 팀이 6일 K-리그 경기를 치르는 것과 관련해서는 "시즌 막판이라 팀에서는 중요한 시점이다.

100%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틀 연속으로 나가면 컨디션이 100% 안 된다.

그런 점에서 팀에 미안하고 아쉽다"고 했다.

이동국(전북)은 "경기에 만족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했다.

힘도 몸 상태도 좋았지만 찬스가 오지 않았다"면서 "감독님이 투쟁적인 모습을 요구했고 동료에게 패스하고 상대 수비수를 흔들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일(고베)은 "오랜만에 경기에 뛴 것에 만족하고 다친 코는 신경 쓸 틈이 없었다"면서 "옛날과 비교해 팀의 짜임새가 좋아졌고 전술 변화도 많다.

기량도 나아졌다.

선수들이 자신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과거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던 김남일은 또 박지성이 지금 주장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지성이는 카리스마가 있고 선수를 압도하는 말 한마디를 한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